경청의 리더십 은성수, 금융위-금감원 케케묵은 갈등 풀어낼까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경청의 리더십을 강조해왔던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 행장이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내정됨에 따라 그동안 케케묵은 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 사이 갈등의 악순환이 깨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과거 금융감독위원회가 금융위와 금감원으로 분리한 뒤, 두 기관의 알력은 그동안 쭉 이어져왔다. 특히 소신이 강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감원장 체제에서는 그동안 금감원 예산, 종합검사 부활,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재조사, 특별사법경찰 도입 등 현안을 두고 번번이 갈등이 빚어졌다.

금융권에서는 은 후보자가 새롭게 금융감독당국 수장을 맡게 되면 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은 후보자가 그동안 소통능력을 바탕으로 한 지도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은 후보자는 2017년 수은 행장으로 취임했을 당시 노동조합의 출근 저지로 닷새 동안 출근조차 하지 못한 경험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초 노조로부터 감사패를 받는 등 달라진 관계를 수립했다. 수은 행장이 노조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 후보자는 카리스마를 갖춘 스타일이라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쪽"이라고 설명한다. 은 후보자는 행장 재직 당시 전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 등을 수시로 여는 등 소통에 힘썼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은 후보자 취임 이후 금융위, 금감원의 소통 역시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두 기관은 12일 발표한 금융감독 혁신방안을 통해 간부간 정례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하는 등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은 후보자에게는 미ㆍ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악화된 대외 환경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이끄는 과제가 놓여있다. 이미 정부는 정책자금 등을 동원해 피해기업을 지원하는 한편 부품ㆍ소재 산업 육성을 이끌기로 했다.

금융위가 줄기차게 추진해왔던 혁신금융 육성도 이어나가야 한다. 기업의 여신체계를 개편해 동산금융 등을 육성하고, 핀테크 산업 등을 육성해 금융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기술 발전에 따른 금융산업 자체의 구조적 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민주노총사무금융노조는 이날 '차기 금융위원장 내정자에게 바란다'라는 성명을 통해 로봇 어디바이저, 비대면 판매 증가 등 기술 변화에 따른 고용불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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