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北을 더 이상 봐줄 수만은 없다”

SNS에 비판적인 대북 의견 게재 허용…대북정책과 관련해 압박 받고 있음을 北에 알리려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지린성 거주 누리꾼들은 SNS에 핵무기, 미사일 시험 등 안보 관련 사안과 관련된 의견을 많이 올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북한이 지난 5월 10일 공개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장면(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중국이 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들에게 소셜미디어에서 북한에 대한 비판적 의견 게재를 허용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 아시아정책연구소(NBR)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중국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중국 네티즌의 의견에 대해 조사한 연구보고서를 공개했다며 이처럼 전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미 민간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앤드루 스코벨 수석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전과 달리 북한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 게재를 자유롭게 허용하고 있다"며 "이로써 북한에 대한 중국 정부의 불만을 간접적으로 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중국 정부는 북한 정권을 의식해 온라인 사이트, 사설, 인터뷰 내용에 대해 철저히 검열했다. 더욱이 네티즌들에게 공개적인 대북 비판도 자제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스코벨 연구원은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정부가 더 이상 대중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다고 판단해 네티즌들의 대북 공개 담론을 폭넓게 허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인들이 북한을 골칫거리이자 문제아로 생각해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며 "중국 정부가 네티즌들에게 북한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북한에 '더 이상 봐 줄 수만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미사일 도발 등에 대해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 북한을 비판하는 대신 네티즌들에게 비판의 자유를 줌으로써 중국 정부가 대북정책과 관련해 대중으로부터 압박 받고 있다는 점을 북한에 알리려 한다는 것이다.

NBR는 중국 최대 블로그 사이트 웨이보(微博)에 게재된 총 6만2500개의 북한 관련 게시물 가운데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북중 접경지역인 지린(吉林)성 거주 누리꾼들의 게시물 9800여개를 선정해 주제별로 분류했다.

그 결과 베이징ㆍ상하이 지역 네티즌들의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조롱이나 김씨 일가, 한국전쟁에 대한 의견을 많이 올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례로 중국인 네티즌들은 김 위원장을 '김씨 집안의 3대 뚱보'라는 뜻의 '진싼팡'이라고 비하해 부르기도 한다.

지린성 거주 누리꾼들은 핵무기, 미사일 시험 같은 안보 관련 사안에 대해 더 많은 의견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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