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존슨, 뒤늦게 아일랜드 총리와 통화…안전장치 놓고 충돌

30일(현지시간) 웨일스 지역 양계농장을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취임 일주일 후에서야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 내 주요 쟁점인 아일랜드 국경에서의 안전장치(backstop)가 폐기돼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통상 취임 당일 통화를 해 온 최근의 관례를 깨면서 안전장치를 둘러싼 이견에 갈등을 표한 것이라는 분석이나온다.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30일(현지시간) 버라드커 총리와의 통화에서 브렉시트 이후 어떠한 상황에서도 양국 국경에서 물리적 검문검색이나 이를 위한 인프라를 설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합의안 내 안전장치가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U탈퇴협정에 포함된 안전장치는 아일랜드 국경에서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양측이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가 당분간 EU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날 존슨 총리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no matter what) 10월31일 EU를 탈퇴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그는 "(아무런 합의없이 탈퇴하는) 노 딜(No Deal)을 목표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영국 해협을 가로지르는 우리의 친우, 파트너들에게 달려있다"고 재협상 방침도 강조했다.

반면 아일랜드는 안전장치가 꼭 필요하며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버라드커 총리측 대변인은 "(버라드커 총리가 존슨 총리에게) 영국과 영국 정부에 의해 내려진 결정의 결과로서 안전장치는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며 "브렉시트 협상은 영국과 EU간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EU가 탈퇴협정의 재협상은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는 부분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날 통화에서 버라드커 총리측은 브렉시트 추가 협상을 위해 존슨 총리를 더블린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존슨 총리가 취임한 지 약 일주일이 돼서야 마침내 버라드커 총리와 대화를 나눴지만, 충돌했다"고 전했다.

전날 스코틀랜드를 시작으로 영국 연합왕국을 구성하는 4개 지역을 방문중인 존슨 총리는 이날 웨일스 지역 양계농장 등을 찾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EU탈퇴협정 중 안전장치는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을 EU가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합의가 안될 경우 노 딜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노 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면서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대비 파운드화 약세도 이어졌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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