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도 소비주는 한겨울…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뚝'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 매도세에 장중 2,030대까지 후퇴한 29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도 소비자들이 좀체 지갑을 열지 않는 탓에 소비주가 꽁꽁 얼어붙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3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관련 지표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관련주들도 살얼음판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1605.23에 시작했던 KRX필수소비재지수는 26일 종가 기준 1502.91로, 한 달 사이 6.37% 하락했다. KRX필수소비재지수는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내 주요 음식료품ㆍ생필품 등 필수소비재 업종으로 이뤄졌다. 말 그대로 '필수적으로 구매할 수밖에 없는 소비재'인 탓에 소비자의 재정 상태에 덜 민감하고, 그로 인해 경기 하락기에 방어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특성을 가진 필수소비재 업종조차 얼어붙은 소비심리 탓에 지수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5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100보다 작으면 경제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2013∼2018년)보다 비관적임을 의미하는데 최근 3개월간 소비자심리지수는 97.9(5월)→97.5(6월)→95.9(7월) 등으로 연속 하락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는 수치로 확인된다. KOSPI200 생활소비재지수도 이달 1일 1128.74로 시작했지만 26일 종가기준 1079.41로 떨어지며 한 달 새 4.37% 하락, 2014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3.77% 하락했다. 이날 오전 장중에는 1078.60으로 또다시 떨어지며 최근 4년7개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같은 기간 동안 아모레퍼시픽(-7.46%), LG생활건강(-8.66%), (-6.79%), (-7.40%) 등 화장품주를 비롯해 풀무원(-17.58%), 롯데푸드(-17.81%), 신세계푸드(-9.00%), 현대그린푸드(-5.64%) 등의 음식료주가 줄줄이 떨어졌다. 유통주들도 마찬가지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모두 각각 4.50%, 3.53%씩 하락했다. 이마트, 롯데쇼핑 등은 전주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는 오프라인 할인점의 실적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비 경기 부진과 온라인으로의 소비 이전으로 기존점 매출 하락세가 가속화되면서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국내 증시 전망도 밝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한여름에 내린 한파주의보'라는 보고서를 낼 정도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8월 코스피는 하락추세가 재개될 것"이라며 "2020년까지 경기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으로 단기간에 글로벌 경기 저점통과, 턴어라운드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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