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정기자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이른둥이(조산아)의 키가 작을수록 출생 후 만성폐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정영화·최창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이 한국신생아네트워크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이와 같았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3~2015년 태어난 재태연령 23주~31주까지의 극소저체중아(출생체중 1500g 미만) 4266명을 대상으로 출생 시 체중·신장과 만성폐질환 발생 위험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출생 시 신장이 작을수록 출생 후 만성폐질환의 발생 및 사망 위험이 1.25배 높았다. 이러한 현상은 29주 이전에 태어난 매우 미성숙한 조산아에게 두드러졌다. 23~25주 태어난 조산아의 만성폐질환 발생 및 사망 위험은 1.57배, 26~28주 조산아는 1.24배, 29~31주 조산아는 1.16배 증가했다.
조산아의 만성폐질환은 '기관지폐이형성증'이라고도 불린다. 만성폐질환으로 호흡곤라 증세가 나타나면 출생 후 인공호흡기나 산소치료를 받아야 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 인공호흡기를 쉽게 떼지 못해 신생아집중치료실에 입원하는 기간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사망할 위험이 높아진다. 또 인공호흡기 치료를 장기간 받으면 뇌손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산모 고령화, 쌍둥이 임신 등으로 자궁 안에서 태아가 잘 자라지 못하는 '태아성장지연'으로 태어난 저체중 조산아가 평균 체중으로 태어난 조산아에 비해 만성폐질환 발생 위험이 더 높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하지만 출생 체중보다 출생 신장이 만성폐질환 발생과 더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은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 밝혀졌다.
최창원 교수는 "조산아들 중에서도 키가 작게 태어난 아이들은 만성폐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는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며 "태아의 성장지연으로 조산을 해야 한다면 집중적인 인공호흡기 치료를 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가 갖춰진 의료기관에서 분만 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