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기불황에 멀어지는 코리안 드림

캄보디아 한국어능력시험 선발인원
작년 1만명서 올해 2000여명대 줄여
국내기업, 외국인 근로자 신청 급감
현지 임금 최대 10배 달하는 韓취업문

[아시아경제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한국 경기 위축에 캄보디아 현지 근로자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외국인 근로자 채용을 줄이면서 한국행을 기다리던 근로자들의 취업문도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캄보디아 지사에 따르면 지난해 1만여명이었던 한국어능력시험(EPS-TOPIK) 선발 인원을 올해는 4분의 1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한국어능력시험은 근로자들이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 취업을 하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시험이다. 산업인력공단 측은 다른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의 선발 인원도 줄이는 한편 일부 국가에서는 아예 선발시험을 치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아세안 지역 근로자 선발 규모를 줄이고 나선 것은 경기 침체로 한국 기업들의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업들의 외국인 근로자 신청이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공급 대비 수요가 240%, 지난해 140%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국인 근로자 수요가 공급에 못미친 것은 2014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여동수 한국산업인력공단 캄보디아 지사장은 "선발 인원이 대폭 감소한 것은 맞지만 이는 기존 선발 인력을 소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근로자 수요가 계속 줄어든다면 외국인 근로자 수 역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캄보디아의 경우 근로자 110만명이 해외에서 일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7%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중 대부분인 105만명은 태국에서 일하고 있으며 한국 근로 인력은 3만8000명 수준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임금이 캄보디아 현지 통상임금의 5~6배, 많게는 10배에 달해 해외 일터로 인기가 높은 편이다. 특히 현지 노동시장이 취약한 데다 해외 근로자들이 벌어오는 외화 규모가 만만치 않다 보니 캄보디아 정부도 인력 수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캄보디아중앙은행(NBC)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근로자들이 본국에 송금한 달러는 14억달러(약 1조6500억원)선이다. 캄보디아 국내총생산(GDP)의 5.7%에 이르는 금액이다. 특히 연간 1인당 송금액은 한국이 7900달러로 일본(7100달러)보다 더 많다. 가장 많은 인력이 송출되는 태국에서의 송금액이 880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9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국가별로는 태국이 9억2400만달러로 가장 많고 한국 3억달러, 일본 4620만달러, 말레이시아 3500만달러다. 연간 1인당으로 계산하면 한국이 7900달러로 가장 많고 이어 일본 7100달러, 말레이시아 4400달러, 태국 880달러다.

한편 아세안 10개국 중 말레이시아ㆍ싱가포르ㆍ브루나이를 제외한 7개국이 지난해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 송출한 근로자는 3만4798명이다. 국가별로는 인도네시아가 692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캄보디아가 6626명으로 2위였다. 미얀마ㆍ태국도 각각 6000명 이상을 송출했다. 라오스의 경우 지난해 처음으로 136명의 근로자를 한국에 보냈다 산업인력공단 캄보디아 지사 관계자는 "현지 근로자의 한국 송출은 외화 소득 증가는 물론 숙련 기술 습득으로 경제 발전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khah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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