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악화되는 한일관계, 수입차 시장 판도 바뀌나

한일관계 경색에 일본차 불매운동 분위기 감지
올 상반기 일본차 브랜드 수입차 점유율 21%
하이브리드 인기로 잘나가던 일본차 판매 제동 가능성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강제 징용 보상 이견에 따른 일본의 보복 수출 규제로 한일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수입차 시장의 판도 변화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상승세였던 일본차 브랜드들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몸을 낮추는 분위기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닛산은 오는 16일 예정됐던 신형 알티마의 출시행사를 내부적인 사정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행사 취소의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대대적인 대외 마케팅을 자제하도록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제품 발표회를 취소한 것은 한국닛산 뿐만이 아니다. 소니코리아와 일본 담배업체 JTI코리아도 이달 11일로 예정됐던 신제품 론칭 행사를 돌연 취소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 감정이 격화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닛산 신형 알티마

수입차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국내 수입차 시장 판도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일본차 브랜드(토요타, 렉서스, 닛산, 인피니티, 혼다 등)들은 2008년 시장점유율을 35%까지 늘리며 독일차 일변도였던 국내 수입차 시장에 존재감을 알렸다.

이후 독일차 브랜드의 성장으로 2015년 12%까지 쪼그라들었던 일본 브랜드 점유율은 친환경차 시대에 발맞춘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최근 20%대를 회복했다. 올해 상반기 일본차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21.5%로 전년 동기 대비 10.3%p 상승했다. 하이브리드 인기에 힘입어 렉서스의 중형세단 ES300h는 올 상반기에만 4915대 팔리며 베스트셀링 수입차 3위에 오르기도했다.

업계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수입 일본차 시장 점유율에 단기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일본차 브랜드들이 기술력과 내구성, 서비스 만족도 등으로 시장에서 쌓아올렸던 이미지가 외교적 이슈로 한순간에 훼손되긴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지금같은 한일관계 경색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다. 양국의 불매운동 뿐만아니라 통관 절차를 늘리거나 연기하는 등 각종 수출입 규제도 강화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차 브랜드의 '디젤 게이트' 이후 수혜를 봤던 일본차 브랜드들이 이제는 외교 이슈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지 못하게 될수도 있다"며 "지금같은 분위기가 장기화되면 중간에 낀 일본 브랜드 한국 지사만 사업에 어려움을 겪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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