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하노이 때와 달리 비교적 담담한 보도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리용호 북한 외무상, 김정은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한 매체들도 30일 북·미 판문점 정상회담을 신속하게 보도했다. 다만 하노이 정상회담 때 보였던 요란한 모습과는 대비되는 절제된 모양새다. '하노이 노딜'의 교훈을 얻은 탓으로 보인다.

1일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공식 매체들은 이날 북·미 정상의 판문점 만남을 1일 신속하게 보도했다. 회담의 성과에 관한 내용은 없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치력과 국제적 위상을 강조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졌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회담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제의에 따라" 이뤄졌음을 기사 첫줄부터 강조했다. 미측이 먼저 자신들에게 제안해 온 것임을 부각한 것이다. 또한 매체들은 두 정상의 회동을 '단독 환담과 회담'으로 표현하면서도 구체적 언급 없이 "앞으로도 긴밀히 연계해나가며 조선반도 비핵화와 조미 관계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나가기 위한 생산적인 대화들을 재개하고 적극 추진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미 정상이 "조선반도의 긴장 상태를 완화하며 조미 두 나라 사이의 불미스러운 관계를 끝장내고 극적으로 전환해나가기 위한 방도적인 문제들과 이를 해결함에 있어서 걸림돌로 되는 서로의 우려 사항과 관심사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설명하고 전적인 이해와 공감을 표시했다"고 원론적 내용을 전했다.

이는 앞서 하노이 회담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열차를 타고 66시간에 걸쳐 중국 대륙을 관통하는 상황을 거의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김 위원장이 미 대통령과 만나 위대한 성과를 거둬올 것으로 선전했다. 그러나 회담은 '노딜'로 끝났고, 김 위원장 역시 충격을 받은 것으로 관측됐다.

이날 보도에서 눈에 띄는 점은 문재인 대통령에 관한 언급이다. 외무성과 북한 매체들은 며칠 전까지만해도 연일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을 부정하며 비난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시었다"고 전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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