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부진에 고용·투자·생산도 꽁꽁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제조업 부진이 생산·투자·일자리 등 관련 지표 침체로 번지고 있다. 수출악화와 조선업 등 산업 구조조정, 해외 투자 증가 등의 여파가 제조업 침체를 낳고 제조업 부진이 다시 투자·생산·고용을 위축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은 자동차(0.6%), 전기장비(1.0%) 등에서 증가했지만 석유정제(-14.0%), 금속가공(-3.6%), 식료품(-2.4%) 등에서 줄며 전월 대비 1.5%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 감소 여파로 제조업평균가동률은 1.0% 하락한 71.7%를 기록했다. 제조업 가동률 지수도 전월보다 1.3% 낮아졌다.

1년 전과 비교하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0.9% 떨어지며 2018년 7월 이후 10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는 197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기업이 정상적인 조업 환경일 때 국내에서 최대로 생산할 수 있는 양을 뜻한다. 이 수치가 감소하면 국내 공장을 증설하는 대신 해외 공장을 늘리는 곳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조업 출하는 전월 대비 1.4% 감소했는데 지난달과 비교해 석유정제(-17.8%), 화학제품(-2.6%) 등이 줄어든 영향이다. 제조업재고는 전월보다 0.9% 증가했으며 재고율(재고/출하)은 2.6%포인트 상승한 118.5%로 1998년 9월 122.9% 이후 가장 높았다. 제조업생산능력, 제조업평균가동률 등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대부분의 생산 지표들이 부진한 셈이다.

제조업 부진은 설비투자 침체와도 맞닿아 있다. 지난해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은 -1.6%를 기록해 2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16.1% 감소해 2009년 1분기(-19.4%)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처럼 국내 설비투자는 주춤한 반면 해외 투자는 더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09년부터 작년까지 지난 10년 간 국내 설비투자 금액은 99조 7000억원에서 156조 6000억원으로 연평균 5.1%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 해외직접투자 (ODI) 금액은 51억 8000만달러에서 163억 6000만달러려 연평균 13.6% 증가했다.

해외 투자가 늘면서 제조업 일자리도 사라지고 있다. 한경연이 산업별 직간접 일자리 손실을 분석한 결과 제조업에서는 지난 10년 간 연평균 4만2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제조업체들의 체감 경기도 악화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 업황지수는 75로 전월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업황지수가 내려간 건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만이다. 기업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 한 것이다. 기준치인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낙관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경제성장의 엔진 역할을 했던 제조업이 위기 수준으로 침체되자 정부는 지난 19일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경제부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