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백악관 정신 장애' 비난에 트럼프 '말살'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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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국과 이란이 상대방에 대한 비난 수위를 점점 높여 가고 있다. 미국의 추가 제재 발표에 대해 이란이 "백악관이 정신 장애가 있다"고 비난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말살'을 거론하면서 강력 반발했다. '수사'일 뿐이라지만 갈 데까지 간 양상이어서 외교적 해법 마련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란의 어떠한 미국인에 대한 공격도 강력하고 압도적인 반격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몇몇 지역에서 '압도적'이라는 것은 말살(obliteration)을 의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이란이 오늘 매우 무지하고 모욕적인 성명을 냈는 데, 이는 오직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초강경 언급은 미국의 추가 제재에 대한 이란 지도부의 비난 발언에 발끈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및 혁명수비대 지휘관 8명에 대한 추가 제재를 위한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국영방송으로 중계된 내각회의에서 "이번 제재는 미국이 이란을 상대하다 좌절했다는 방증"이라며 "백악관은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다"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 지도자은 '동정심'이나 '친절한'이라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그들은 미국이 지난 2년간 단독으로 1조5000억달러를 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보유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훌륭한 이란인들이 아무 이유없이 고통받고 있지만, 그들의 지도자들은 그들의 돈 모두를 테러에 쓰고, 다른 곳에는 거의 쓰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이란이 IED(급조폭발물)과 EFP(파편폭발성형탄)을 사용해 2000명의 미국인을 숨지게 하고 더 많은 사람을 다치게 한 것을 잊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말미에 '노우 모어(No more) 존 케리&오바마'라는 글을 덧붙였다.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 이란핵협정(JCPOAㆍ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을 주도한 이들을 비판하면서 자신의 강경 노선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지난 21일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도 이란과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만약 일어난다면 그건 당신이 이제껏 결코 본 적이 없었던 말살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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