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역대 주석 중 가장 짧은 1박 2일 방북

류샤오치, 1963년 12박 13일 일정덩샤오핑·후진타오·장쩌민 2박 3일시진핑, 초청에도 미뤄오다 전격 방북대미 지렛대용으로 긴급히 결정된 듯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오는 20~21일 북한을 국빈방문한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21일 이틀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다. 중국 최고 지도자의 방북은 14년 만이다.

북한과 중국이 수교한 이래 중국의 국가주석이 북한을 찾은 전례는 총 3번이 있었는데, 최장 13일, 최소 3일 일정이었다. 이번 시 주석의 일정이 가장 짧다. 북한의 거듭된 방북 초청에도 이를 미뤄오던 중국이 긴급하게 이번 방북을 결정했음을 시사한다. 북·미 무역갈등 속에서 '북·중 관계'을 대미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세 차례, 올해에도 한 차례 중국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1차 방북에서 시 주석에게 방북을 초청했고, 4차 방북 때도 거듭 초청의 뜻을 전했다. 그럼에도 시 주석은 방북을 미뤄왔었다. 이는 북·중간 밀월이 미·중 관계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어 중국이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가령 올해 김 위원장의 4차 방중 이후 귀국 후 중국외교부가 발표한 정상회담 관련 자료에는 김 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돼 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중국이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한편, 트럼프가 의심하듯이 중국은 절대로 배후에서 작용하는 북·미회담과 비핵화의 '훼방꾼(spoiler)'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했다.

또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월 10일자에서 시 주석 방북 초청 사실을 보도했으나 중국측 발표문에는 이러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박 연구위원은 "북·중관계를 주시하고 있던 미국에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 속에서 방북을 전격 발표했다. 시 주석의 방북이 대미 지렛대로 해석되는 배경이다.

한편 중국 국가주석의 최초 방북은 1963년에 있었다. 류샤오치 주석은 9월 15일부터 27일까지 12박 13일 일정으로 '친선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김일성 주석이 평양에 영접을 나왔고, 오찬회, 예술공연관람, 집단체조 관람 등 친선 우호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후 방북한 국가주석은 장쩌민과 후진타오가 있다.

장 주석은 2001년 9월 3일부터 5일까지 북한을 찾았다. 평양에 도착한 장 주석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영접했고, 확대·단독회담과 환영연회가 잇따라 열렸다. 장 주석은 이틀차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홍성남 정무원 총리와 담화를 나눴다. 인민대학습당과 만경대,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참관했으며, 김 국방위원장과 함께 대집단체조를 관람했다.

가장 최근 이뤄진 중국 국가주석은 방북은 후진타오의 2005년 일정이다. 후 주석은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 일정으로 평양을 찾았고, 앞선 후 주석의 2차 방북 때와 동일하게 첫날 일정을 치렀다.

이틀차에는 대안친선유리공장과 평양 용상 시범농장을 방문했고, 김영남 위원장을 접견했다. 김 국방위원장과 함께 아리랑 공연도 관람했다. 이번 방북에서는 '북·중 경제기술협조 협정'도 조인됐다.

시 주석은 2008년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부주석' 자격으로 방북하기도 했다. 김 국방위원장과 김영남 위원장을 접견하고 양형섭 상임위 부위원장과 회담한 바 있다.

덩샤오핑이 1982년 4월 후야오방 당 총서기와 함께 방북해 김 주석의 60번째 생일을 축하하기도 했다. 다만 덩 주석은 국가주석이 아닌 중국군을 지배하는 권한을 가진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갖고 있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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