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민들 '송환법, 연기 아닌 완전 철폐를' 대규모 행진

저항의 상징물인 '우산'도 펼쳐들어이번에도 100만명 이상 참여할 듯

14일 홍콩에서 많은 어머니들이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을 반대하고 경찰의 과잉진압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며 휴대전화 불빛을 비추고 있다. 이들은 이날 시위에서 "우리 아이에게 쏘지 마라", "어머니는 강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진=AP연합]

홍콩 시민들이 16일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의 완전 철폐를 요구하며 다시 대규모 집회에 나섰다.

홍콩 정부가 송환법 추진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이날 시위에 나선 이들은 송환법을 완전히 철폐해야 한다면서 '검은 대행진'을 시작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현지시간)부터 홍콩 빅토리아공원에서는 최소 수만 명의 홍콩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송환법 철폐 요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9일 103만명(집회 주최 측 추산)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 이후 일주일 만에 다시 열리는 대규모 집회다.

1주일 전 시위 때 참가자들은 흰옷을 입었지만 오늘 참가자들은 주최 측의 안내에 따라 검은 옷을 주 입고 나왔다. 집회 참석자들은 홍콩인들의 저항의 상징물인 '우산'도 펼쳐들었다.

홍콩 재야단체와 야당은 이날 집회에도 100만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집회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전날 전격 기자회견을 통해 송환법 추진을 보류한다고 발표한 직후 열리는 것이다.

시민인권전선 대표는 "칼은 여전히 홍콩의 심장 근처를 겨누고 있다"며 "캐리 람 행정장관은 단지 칼을 부드럽게 밀어 넣고 있을 뿐이며 3∼4주, 혹은 한 달 뒤에 그는 다시 (송환법) 입법을 추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전날 밤 정부 청사 인근 애드미럴티의 유명 쇼핑몰 퍼시픽 플레이스에서 홀로 송환법에 반대하는 고공시위를 벌이던 30대 남성 량(梁)모씨가 추락사한 가운데 이날 시위 참석자들은 량씨를 애도했다.

많은 홍콩 시민들은 사고 현장을 찾아가 꽃과 촛불, 편지를 놓고 고인을 추모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빅토리아공원을 출발해 정부 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까지 4㎞ 구간을 행진할 예정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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