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추돌 크루즈선 가압류 요청

헝가리 측에 가압류 요청토록 현지 공관에 지시
사고 유발 선박 뺑소니 정황 드러나
강경화 장관, 문재인 대통령에 수습조치 보고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외교부가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33명이 타고 있던 유람선 허블레아니를 추돌해 침몰케 한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의 가압류를 헝가리 당국에 요청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3일 오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대책회의를 주재한 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유람선 침몰사고 수습 조치 등에 대해 보고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주헝가리 대사관에 바이킹 시긴호 가압류에 대해 헝가리 정부와 다시 한번 교섭하라는 전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향후 희상자에 대한 배상 문제가 시작될 것에 대비해 가압류를 통해 가해 선박을 확보해놓아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헝가리 당국은 필요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선장만 체포해 구속하고 바이킹 시긴호의 출항은 허용했다. 강 장관은 이에 대해 "선주 측에서 최대한 협력을 약속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선주 측의 과실이 드러난다면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당초 외교부는 바이킹 시긴호의 출항에 대해 책임을 묻는 데에는 지장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설명했었지만 바이킹 시긴호가 충돌 후 후진을 한 뺑소니 정황이 드러나는 등 과실이 드러남에 따라 본격적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 선박 위치를 제공하는 '베슬 파인더'에 따르면 바이킹 시긴호는 현재 오스트리아를 지나고 있으며 최종 목적지인 독일 파사우에 세계표준시(UTC) 기준 3일 오전 8시(한국시간 오후 5시)께 도착할 예정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도렴동 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대책회의에 참석해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편 헝가리에서 귀국한 강 장관은 이날 "헝가리 정부와 양국합동 수색작업뿐 아니라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연안국과의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해 실종자 수색에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청사에서 주재한 중대본 대책회의에서 "신속하고 철저한 사고원인 조사와 책임 규명이 이뤄지도록 헝가리 측에 적극적 노력을 지속해서 촉구해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실종자 가족들이 정확한 정보를 받을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하고, 현지를 방문한 가족들이 체류 중 불편함이 없도록 여행사와 협조해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부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