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물살 거센데 배 띄웠다... 취소시 소비자 반발 예상, 강행한듯

부다페스트 유람선 침몰
헝가리 야경 관람 필수코스 물살 거세고 바람 불었지만 강행
정원 60명의 작은 유람선 크루즈와 충돌하자 마자 침몰
심야 악천후 인명구조도 난항 추가 구조 가능성 낮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해외에서 우리 국민 7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실종하는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우리 관광객이 아프리카에서 납치됐다 프랑스 군의 도움으로 구출된 사건과 함께 해외에서의 사건사고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재외 국민 보호 노력과 함게 국민들도 해외에서 발생할 수있는 다양한 사건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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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도 안전불감증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날 부다페스트에는 상당한 양의 비가 내렸다. 출항 직전까지도 물살이 거셌고 바람도 불었지만 헝가리 야경 관람 필수 코스인 유람선은 운행을 감행했다. 악천후 속에서 배를 띄운 것이 결국 인명 구조마저도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한 여행사 대표는 "유람선 운항을 취소할 경우 예상되는 소비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운항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기 상황이나 천재지변에 의해 관광 일정을 변경하면 고객들의 반발과 배상 문제가 얽히는 만큼 운항을 강행하다 사고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구명조끼 착용등 최소한의 안전장구를 착용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사고 상황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우리 관광객이 탑승한 유람선이 크루즈선과 충돌했다고 하지만 외신에서도 정확한 상황이 전파되지 않은 상황이다. 충돌 사고가 나자 마자 순식간에 침몰한 것으로만 알려지고 있지만 상대측 선박의 피해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허블레아니(인어를 뜻하는 헝가리어)'호는 다른 배와 충돌한 뒤 기울어지면서 급류에 휘말린 듯 빠르게 가라앉았다. 비교적 소형 유람선인 '허블레아니'와 충돌했던 배는 규모가 더 큰 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M1 방송은 강물이 불어난 상황에서 곳곳에 소용돌이가 있었다고 전했다.

사고를 낸 허블레아니호는 정원 60명의 작은 유람선이다. 통상 45명의 관광객을 태울 수 있다고 한다. 이 배를 운항한 선사인 파노라마 데크사의 배 중 가장 작다. 이 선사의 대변인인 미할리 토트는 CNN방송에 "최대한 구조노력을 진행 중이지만 수심이 깊어 물살이 빠르다"며 구조가 쉽지 않은 상황임을 시사했다. 현지에서는 심야임에도 실종자 수색을 위해 강변으로 조명이 켜지고 많은 인원이 배치된 상황이다. 수색 보트도 운항하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실종자가 아직 구조되지 못하고 있다. 구조자 중 한 명이 사고 현장에서 2㎞나 떨어진 곳에서 구조된 것도 현지 상황이 좋지 않음을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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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실종자들이 구조될 가능성도 낮다는 게 현지의 관측이다. 현지 언론들도 생존자가 더 발견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구조대원들은 수색 범위를 강 하류까지 확대하고 있지만 빠른 물살에 실종자들이 더 멀리까지 떠내려 갔을 가능성이 크다.

유람선 운항사 측은 유람선 결함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2003년 운항을 시작한 배지만 매년 안전검사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매일 수천명의 관광객을 태워 배를 운항하고 있고 어떤 이상 징후도 없었다고 운항사 측은 주장했다. 다른 외신은 선박등록(Hajoregiszter.hu)을 인용해 허블레아니가 1949년 옛 소련에서 건조됐으며 1980년대에 헝가리제 새 엔진을 장착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선박 등록소나 선박 운영사 측으로부터 선령에 대해 코멘트를 받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외교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국민이 관여된 해외 사건사고 건수는 18410건으로 일평균 약 50여건에 달한다. 이중 상당수가 관광객이 몰리는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재외 국민의 안전을 주요 국정과제로 정하고 테러와 범죄, 재난으로부터 재외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재외국민 사건ㆍ사고 초동대응을 담당할 '해외안전지킴센터'도 개소했다. 다만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의 해외방문과 이에 따른 사건사고 증가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는 게 중론이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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