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에 1대'…세계 최첨단 세탁기 공장 직접 가보니

LG전자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세탁기 공장.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LG전자가 세계 최대 가전 제품 시장인 미국 테네시주에 첨단 세탁기 생산 공장을 준공하고 북미 시장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LG전자는 2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북미 법인 세탁기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이 공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 2017년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최대 50%에 고율 관세 부과를 추진한 데 대응해 투자를 결정한 곳이다. 회사측은 그해 8월 축구장 150개 넓이에 해당하는 125만㎡의 부지에 총 3억6000만달러(약4300억원)을 투입, 착공에 들어갔으며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회사측은 세계에서 가장 첨단화한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지능형 자율공장'이라고 밝혔다. 직원은 600명에 불과한 반면 라인이 풀 가동될 경우 10초당 1개씩, 1년에 12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할 수 있다. 류재철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 사업부장(부사장)은 "자동화 설비 덕에 경남 창원 공장에 비해 동일 생산량 대비 인력 투입 규모를 3분의1 이하로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장 건물은 면적이 7만7000㎡에 달하지만 직원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아 한산해 보일 정도였다. 대신 150여대의 무인운반차(AGV)가 바닥에 붙여진 QR코드를 통해 위치를 인식해가면서 분주히 부품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생산 라인에서도 어쩌다 눈에 띄는 직원들 보다 로봇들이 훨씬 많은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특히 플라스틱 부속품을 만들어 내는 사출 작업 공정에는 아예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 공장은 각 부품에 설치된 무선통신 장치를 통해 해당 상품의 부품 구성 및 소프트웨어를 점검, 불량 여부를 판정해주는 첨단 검사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이 시스템은 소비자가 제품 구입후 사용 중 고장나더라도 부품ㆍ조립 이력 추적이 가능해 사후관리도 쉽다. 회사측은 이 시스템은 전세계 12곳의 LG전자 세탁기 공장 중 테네시주 공장에 처음 적용된 것으로, 부품의 경우 0.01%(100ppm), 완제품은 1%(1만ppm) 이하의 불량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테네시주 공장을 기반으로 미국 본토에서 '월풀' 등 현지 업체들에게 도전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발동한 수입 세탁기 대상 세이프가드에 따른 최고 50%의 관세를 물지 않아도 되는데다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공장은 모터를 제외한 모든 부품의 제작ㆍ조립ㆍ도장ㆍ포장 등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원스톱 통합생산체계를 갖추고 있어 필요할 경우 몇 분 내로 생산라인의 품목을 바꿀 수 있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공장 준공으로) 재고 부담이 크게 줄어든데다 시장의 수요가 바뀌면 바로 다음 주부터라도 시장이 요구하는 모델을 생산을 늘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송 본부장은 현지 생산이 유리한 환경이 되는 제품이 있으면 들여올 것이라고 밝혀 추가 투자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송 본부장 외에 조주완 LG전자 북미지역대표(부사장)과 마크 그린 미 하원의원, 빌 리 테네시주 주지사, 조 피츠 클락스빌시 시장, 김영준 주애틀랜타 총영사 등이 참석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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