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경찰 유착 수사' 사실상 마무리…윤총경 직권남용 혐의만 적용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이승진 기자] '버닝썬 사건'의 핵심 사안으로 손꼽히던 클럽과 경찰 간 유착 의혹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수 승리(29ㆍ본명 이승현)가 속한 카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언급된 윤모 총경의 유착 혐의와 관련해 윤 총경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총경에게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윤 총경은 2016년 승리와 유리홀딩스 유모 대표가 함께 차린 강남 주점 '몽키뮤지엄'이 불법 영업으로 신고 당했을 당시, 관할 경찰서 경찰관을 통해 수사 상황을 알아봐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윤 총경의 부탁을 받고 내용을 확인해준 전 강남경찰서 소속 A 경감과 B 경장에게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각각 적용해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다만 경찰은 윤 총경이 유리홀딩스 유씨 등으로부터 식사·골프 접대·콘서트 표 등을 제공 받았다는 혐의와 관련해선 '혐의없음' 의견을 달아 사건을 불기소 처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윤 총경을 입건했으나 경찰 수사결과 접대 금액이 형사처벌 기준에 미치지 않아 불기소하기로 했다”면서 “다만 윤 총경이 유씨의 접대를 받은 사실은 청탁금지법상 과태료 처분대상에 해당된다고 보고 청문 감사 기능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윤 총경이 유씨와 총 4차례 골프를 치고 6차례 식사를 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대가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수사해왔다. 그러나 결국 뇌물죄나 청탁금지법 혐의을 입증할 만한 단서는 확보하진 못한 채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하게 됐다.

그동안 경찰은 이번 사건의 핵심으로 꼽히는 클럽과 경찰 간 유착 의혹 관련 혐의 규명에 어려움을 겪으며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더욱이 이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가수 승리와 유 전 대표의 구속영장마저 전날 기각된 탓에 이 같은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3일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언론과 국민들이 경찰 유착 부분 수사를 미흡하다고 보는 시각을 청장으로서 무겁게 인식한다”며 “다시는 경찰이 유착되는 일이 없도록 공직 기강 확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현재 유착 의혹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현직 경찰관은 모두 8명이다. 클럽 ‘아레나’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과 관련해 브로커에게 무마 청탁을 받고 수백만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아 구속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 소속 경위 1명과, 같은 혐의를 받는 강남경찰서 소속 경사 1명을 비롯해 몽키뮤지엄 수사 상황을 알아봐줬다는 의심을 받는 윤 총경 등 3명,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사건 관련자 2명, 정준영씨 부실 수사 의혹 관련자인 성동경찰서 소속 경찰관 1명이다.

경찰은 이들을 비롯해 유착 의혹을 받는 나머지 경찰관에 대해선 계속 수사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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