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뉴욕 건물주 中해운사 '인권단체 앰네스티 입주 거부'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사진=송승윤 기자)

[아시아경제 이정윤 수습기자] 중국 국영 해운회사가 자신들이 소유한 미국 뉴욕의 건물에 인권단체 국제 앰네스티가 입주하지 못하도록 거부하고 나섰다. 미국이 지속적으로 중국의 인권 문제를 제기해왔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양국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의혹이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 뉴욕 월가에 위치한 건물 '월스트리트플라자' 소유자인 코스코쉬핑이 앰네스티의 입주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코스코쉬핑은 중국의 최대 국영 해운사로, 대표 역시 공산당이 직접 선정한다. 2017년 홍콩의 오리엔탈 오버시스(OOCL)를 63억달러(약 7조4876억원)에 인수한 후 세계에서 가장 큰 운송업체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로빈 셰퍼드 앰네스티 미국지부 대변인은 NYT에 "지난주에 임대 계약을 앞둔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건물 소유주인 코스토쉬핑이 입주를 거절했다"며 "코스코쉬핑은 우리에게 '최적의 세입자가 아니다'라는 말을 전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영 기업이 인권단체에게 임대를 거부한 것은 앰네스티가 그동안 중국의 인권문제를 여러 차례 지적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앰네스티는 지난 3월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이슬람교도를 핍박하고 테러 혐의를 씌워 강제 구금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유엔(UN)이 신장위구르 지역에 국제 관찰단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인권보고서를 발표해 신장위구르 지역의 이슬람 소수민족에 대한 핍박과 강제 수용에 대해 비난했다.

중국 정부는 인권단체가 제기하는 인권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해왔고,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국경 지역에서 인권 문제가 밖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다. 중국은 일부 지역에 앰네스티 인권 조사단의 진입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코스코쉬핑 측은 묵묵부답이다. NYT는 코스코쉬핑으로부터 임대를 거부한 이유를 듣기 위해 접촉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정윤 수습기자 leejuyo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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