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낡은세력' 프레임…靑의 반격

청와대 강공 드라이브? 내년 총선 겨냥한 포석…국회 정상화 고민 여전, 여당 '출구전략' 마련할까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손선희 기자] 청와대가 국회 정상화의 해법으로 '강온' 양면 작전을 구사하는 것은 내년 4월 제21대 총선을 내다본 포석이다. '추가경정예산(추경)' 국회통과를 위해 제1야당과의 협상에 공을 들이면서도 '적폐청산'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정치 프레임을 가동하고 있다.

13일 청와대 안팎에서 이어진 '자유한국당 비판'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3년 차를 맞아 첫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촛불 이전 모습과 이후 모습이 달라진 것 같지 않다. 분단을 정치에 이용하는 낡은 이념의 잣대는 그만 버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영상 회의를 통해 한국당에 사실상 직격탄을 날렸다.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도 문 대통령의 행보에 보조를 맞췄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청와대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아직까지 냉전시대의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색깔론으로 폄훼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 대통령과 노 비서실장의 대야 강경 메시지는 국회 정상화를 위한 대화 국면을 고려할 때 눈여겨볼 대목이다. '장외투쟁'을 이어가는 한국당을 국회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 공식·비공식 협상채널을 가동하는 상황에서 상대를 자극할 수도 있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 3년 차라는 특성과 맞물려 있다. 야당의 과도한 정치적 공격에는 단호히 맞서면서 문재인 정부 국정 과제를 힘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통적인 지지층을 규합하려는 포석도 담겼다.

이와 관련해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공안검사' 시각을 비판하고 나선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임 전 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진화하는데 아직도 좌파 우파 타령을 하고 있다"면서 "공안검사 시절 인식에서 한걸음도 진화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간다는 게 그저 놀랍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쪽에서 강경 드라이브를 선택한 것처럼 보이지만 속사정은 다르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추경 처리 등 시급한 국정현안을 정리하려면 야당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여당이 출구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정국 해법을 밝힐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집권 3년 차를 맞아 여당의 역할은 물론이고 국회 정상화에 대한 견해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한국당이 제안한 여야정 3당(교섭단체) 협의체 가동도 출구 전략의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당이 국회로 돌아올 '선물'을 안겨줄 수 있는 지다. 정치적인 명분을 전해주는 게 야당과의 대화 채널 가동을 결정하는 진짜 변수라는 얘기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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