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통화 못잡으면 유로화 약세 가능성'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터키 리라화가 크게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터키 통화정책회의에서 물가를 잡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유로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지난 8일 터키 1리라화당 189.81원으로 최근 3개월 중 최저액을 기록했다.

이승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리라화 가치 하락세가 지난해 터키 사태를 방불케 한다고 평가했다. 올해엔 에르도안 대통령이 러시아산 미사일 방어 시스템 'S400' 도입을 추진 중에 있어 미국의 추가 제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터키 내적으로는 경기 부진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실기, 정치 불안 등이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이 연구원은 터키 중앙은행이 스태그플레이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3% 하락해 2016년 3분기 이후 첫 역성장에 그쳤지만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9.5%나 돼 중앙은행 목표치인 5%를 크게 웃돌았다.

이 연구원은 "터키 중앙은행은 이 같은 상황에서도 에르도안 대통령의 경기 부양 의지에 공조해 지난달 통화정책회의 성명서에서 필요하면 추가 긴축 문구를 삭제한다고 했다"며 "이는 리라화 약세, 물가 상승의 악순환 우려를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터키 외환시장 불안이 유로존에 골칫거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 터키 사태 이후 5대 수출국인 터키 수출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리라화 가치가 급락하고 경기도 부진해 지난해 6월부터 대터키 수출 역성장이 심해지고 있다. 유로존의 대터키 수출 부진이 연장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 연구원은 "터키 외환 불안 재현으로 유로존 대터키 수출 부진이 연장되면 유로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터키의 조기 대응이 시급하다"며 "중앙은행 정책 개선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앞서 우선 외환 불안 진정부터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다음달 12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올려 물가를 통제할 의지를 재차 나타낸다면 극단적 불안이 차츰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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