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송 중 희소식… SK이노 '글로벌 톱10' 첫 진입

1분기 사용량 447MWh, 전년대비 301% 급증…세계9위

시장서 기술력 인정, 폭스바겐 등 글로벌 업체서 잇따라 수주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 공장 건설부지에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왼쪽 여섯번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왼쪽 아홉번째)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첫삽뜨기'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계 '톱10'에 진입했다. SK이노베이션이 10위권 내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1위 업체인 LG화학으로부터 핵심 기술 침해 소송을 제기당한 SK이노베이션이 후발주자임에도 불구 기술력과 영업력을 인정받게 되는 모멘텀을 마련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8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판매된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SK이노베이션(447MWh)이 9위를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1%나 급증하면서 순위가 5계단이나 뛰어 올랐다.

점유율도 같은 기간 1%에서 1.9%로 약 2배 올랐다. SNE리서치 측은 SK이노베이션 실적 증가 원인에 대해 "(기아자동차)니로 BEV와 소울 부스터 등의 판매 증가가 성장세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LG화학은 4위로 전년 동기보다 한 계단 하락했다. LG화학은 2.5GWh로 전년 동기 대비 83% 성장했지만, 중국 업체 BYD 성장세에 밀리면서 '톱3' 자리에서 내려 오게 됐다.

삼성SDI는 705MWh로 전년 동기보다 3.1% 성장하면서 6위를 유지하는 데 그쳤다. 1위는 중국업체 CATL, 2위는 일본 파나소닉, 3위에는 중국 BYD가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선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시장에서 배터리 기술력을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상승세로 전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 부터의 배터리 수주 러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2년부터 2029년까지 폭스바겐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 물량을 수주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탑재한 메르세데스 벤츠 전기차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대상으로 형식승인을 통과했다.

중장기적인 성장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도 눈덩이 처럼 쌓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325GWh로 2년 만에 10배 이상 늘었다. 올해 1분기말 기준 100GWh가 추가되며 총 425GWh 가량을 확보했다. 이는 세계 3위 수준이다.

이같은 글로벌 업체 러브콜 배경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측은 "높은 기술력에 있다"고 강조한다. SK이노베이션은 세계 최초로 양극재의 니켈, 코발트, 망간 비율을 8:1:1(NCM811)인 배터리를 개발해 첫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이 세계적인 수준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업계에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에 이어 새로운 성장 동력 산업으로 키우고 있는 배터리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은 평소에도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통해 새로운 의미의 에너지 산업에서 글로벌 메이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모든 자동차가 우리 배터리로 달리는 그날까지 SK배터리 팀과 함께 나도 같이 달리겠다"고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로부터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헝가리 2공장과 미국 공장 건설을 시작하는 등 올해만 약 3조원을 배터리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어서 SK이노베이션의 성장세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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