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뒤집기' 전술에 딜레마 빠진 中…'협상 해도 문제'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미국의 갑작스런 추가 관세율 인상 압박에 중국이 난감해졌다. 우여곡절 끝에 협상이 잘 돼 무역전쟁이 봉합되더라도 미국의 압박에 중국이 굴복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7일 미·중 주요 언론에 따르면 중국은 아직 워싱턴에 무역협상을 이끌 협상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고위급 협상을 위해 당초 전날 베이징에서 미국 워싱턴DC로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중국 협상단이 미국을 향해 출발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관세율 인상 압박에 중국이 어떻게 대응을 해야할지 아직 결정을 못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뒤집기' 전술로 중국은 어떤 협상 결과를 내놓더라도 내부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미·중 양측이 최종 합의를 위해 전념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압박으로 중국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며 "중국이 협상에 합의하더라도 미국의 압박에 중국이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 내부 비난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강경한 태도로 똑같이 맞받아칠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칫하다가는 협상 실패의 원인이 중국의 노력 부족 때문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어서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루샹 미·중 관계 전문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막바지에 중국을 최대한 압박하는 전술을 쓰고 있다"며 "중국이 이에 반발해 고위급 협상단을 미국에 파견하는 것을 취소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상 실패의 책임을 분명 중국 탓으로 돌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일단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며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중국 외교부의 겅솽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일단 협상은 지속하겠다는게 중국측 입장이라고 분명히 했다. 겅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산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요구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 측이 중국 측과 함께 노력해 상호 존중의 기초 아래 호혜 공영의 합의를 달성하길 희망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다만, 미국으로 가는 협상단 대표가 류 부총리가 될지, 실무급이 될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무역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류 부총리가 워싱턴으로 가기는 할 것"이라며 "당초 예정보다 사흘 늦은 9일날 베이징을 떠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의 '뒤집기' 협상전략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중국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바이밍 중국 상무부 국제시장연구소 부주임은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어떠한 압력에도 중국이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미국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경 대응의 목소리를 냈다. 하이난대학 일대일로연구소의 량하이밍 소장은 "중국이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확신한다"며 "미국이 대화를 원하면 중국도 대화를 할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똑같이 대응을 할 것이다. 미국이 무엇을 결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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