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재해주러 왔습니다'…소통의 박양우

서울·세종 오가며 부서 찾아…직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

박양우 문체부 장관(가운데)이 지난달 22일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체육과에서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결재하러 왔습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부처 내 부서를 찾아다니며 결재를 받고 있다. 박 장관의 표현대로라면 '찾아가는 결재서비스'다. 세종과 서울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 탓에 실·국장으로부터 받아야 할 보고가 많기도 하지만 바쁜 시간을 쪼개 직원들과 스킨십을 늘리기 위해서다.

박 장관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달 22일 장애인체육과를 시작으로 영상콘텐츠산업과, 저작권정책과, 기획조정실, 예술정책국 등 다섯 곳을 거쳤다. 추진 중인 사업에 관한 업무보고를 비롯해 해당 부서별 현안 전반에 대해 사무관·주무관 등 실무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눴다. 따로 기간을 정하지 않고 앞으로도 틈나는대로 직접 찾을 예정이다. 과거처럼 중요사항을 보고하기 위해 장관실 앞에 실ㆍ국장 등 간부급 직원이 줄서있는 광경은 많이 사라졌지만 요즘에도 장관 대면보고를 위해서는 미리 순서를 정해 제한된 시간 내 압축된 내용 위주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사무관급 직원은 "실제 보고하는 내용 외에도 현안과 관련한 배경이나 맥락을 좀 더 수월히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장급 공무원은 "아무래도 문체부 현안 전반에 대해 이해도가 높고 과거 퇴임 후에도 일선 현장과 꾸준히 교류했던 만큼, 장관 취임 초기 업무파악으로 느슨한 분위기보다는 간부들 사이에서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달 초 취임해 아직 한 달을 채 넘기지 않았지만 박 장관은 문체부 정책의 일차적인 수요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등 현장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이제껏 문화·예술계를 비롯해 관광업계, 영화계, 종교계, 체육계 등 부처 소관 영역의 일선 현장에 있는 이들과 꾸준히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과거 30여년간 공직생활을 하며 관료사회의 생리를 익히 알고 있는 데다, 2008년 차관을 끝으로 퇴임한 이후에도 문화예술분야 교수를 지내는 등 현안 전반에 대해선 이미 꿰뚫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 기수 선배인 유진룡 전 장관에 이어 내부 관료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문체부 수장에 오른 박 장관은 과거 블랙리스트 사태 등으로 여전히 가라앉은 내부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데 적임자라는 평을 듣는다.

그는 지난달 3일 취임식에서 후배 공무원을 향해 "불쏘시개가 되겠다, 온몸을 바쳐 여러분을 섬기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당시 취임식은 사무관·주무관 직원에게 본인의 소신을 밝힌 이후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한 것도 같은 배경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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