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김봉수특파원
허먼 케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후보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후보로 내세운 허먼 케인(74)과 스티븐 무어(59)가 낙마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미 CNBC방송 등에 따르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케인과 무어를 낙마시킬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Fed 이사회의 남은 두 자리를 채우기 위해 '많은 후보들'과 얘기 중이다. 우리는 늘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특히 케인에 대해 "결국에 그가 임명 과정에 계속 남아 있을 지는 아마도 본인에게 달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백악관이 케인과 무어 후보 외 제3의 후보를 물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커들로 위원장은 케인과 무어 후보 중 한 명이 물러 난다는 얘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무어는 지명 절차가 진행 중이며, 우리는 그를 지지한다. 케인도 지지한다"면서 "우리는 단지 조사 과정에서 일이 잘 되도록 할 뿐"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이에 대해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두 후보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임명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교체 가능성 여부에 주목했다. 또 한 외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후보를 고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무어의 경우 Fed 이사 후보로 지명했지만 케인에 대해서는 아직 후보로 지명하지 않은 상태다. CNBC에 따르면, 두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천 발언 후 도덕성 논란에 휩싸여 있다. 케인은 2011년 말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다가 성 추문ㆍ불륜 의혹을 받고 사퇴한 경력이 있다. 무어도 2011년 이혼 과정에서 위자료ㆍ양육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법원에 의해 모욕죄로 기소당했었다.
특히 두 사람은 '친트럼프 성향'이 강해 정치적 중립성이 강조되는 Fed의 이사 자리에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Fed의 기준 금리 인상 정책이 미국 경제의 성장을 방해했다며 제롬 파월 의장 등 Fed를 맹비난하는 한편 기준 금리 인하를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밋 롬니(유타)ㆍ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ㆍ코리 가드너(콜로라도)ㆍ케빈 크레이머(노스다코타) 등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4명이 최근 케인 후보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상원 인준 통과도 어려워진 상태다. 상원의 공화당 의석은 53석인데, 이중 4명이 반대하면 전체 상원 의석 100석의 과반수를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