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감사 가시밭길 끝나니 '증자 폭탄'

코스닥 상장사, 성장 동력 확보 위해 자금조달 나서
주주배정 증자 나선 코스닥 상장사 주가 하락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깐깐해진 외부감사를 마친 코스닥 상장사들이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하지만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나이벡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해 266억원을 조달한다. 구주 1주당 신주 0.52주를 발행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다.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불거지면서 증자 소식이 전해진 지난 2일 주가는 12.5% 하락했다.

나이벡은 조달한 자금 가운데 150억원을 펩타이드 관련 의약품과 바이오 소재를 개발하는 데 사용한다. 펩타이드는 단백질의 최소 단위로 생체 신호전달과 기능 조절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생물 의약과 생물 화학 분야에서 치료제나 기능성 물질로 사용하는 핵심 소재 가운데 하나다.

나이벡은 펩타이드 기반 골다공증ㆍ관절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나머지 자금은 단기 차입금 상환과 시설자금으로 배정했다.

나이벡 관계자는 "신속하게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원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증자로 확보한 자금은 기존에 진행하던 골다공증, 관절염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기 부품 제조업체 아스트와 보안 솔루션 개발업체 드림시큐리티도 이달 들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아스트는 구주 1주당 신주 0.48주를 발행해 1013억원을 조달한다. 조달한 자금은 세계 3대 항공기 제작사인 엠브라에르(Embraer)의 이젯2(E-JetⅡ) 기종 동체 제작 사업권을 인수하는 데 투입한다. 사업권 인수로 아스트는 민항기 제작사의 수퍼 티어(Super Tier) 1로 진입한다. 수퍼 티어 1은 민항기 개발 단계부터 핵심 구조물 설계ㆍ제작에 참여하는 최상위 협력사를 뜻한다. 민항공기 동체 제작 부문에서는 아스트가 국내 최초로 획득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권 인수에 대해 "민항기 설계기술과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적으로도 큰 의미"라며 "아스트는 세계적인 항공부품 기업으로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림시큐리티도 구주 1주당 신주 0.42주를 배정하는 유상증자를 통해 타법인 인수자금 505억원을 조달한다. 사업 다각화를 위한 기업 인수 혹은 지분투자 등 전략적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스트와 드림시큐리티는 증자 소식이 전해진 당일 주가가 각각 8.4%, 9.4%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감사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 자금 조달을 미뤄둔 상장사가 적지 않다"며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자금 조달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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