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부채인듯 부채 아닌 자금 조달

영구채·자산유동화 활용
3월말에만 5000억 유동성 확보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CJ이 부채나 차입금으로 잡히지 않는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3월 말 신종자본증권(영구채)과 자산유동화를 활용해 약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잇단 인수합병(M&A) 등으로 차입금이 지나치게 늘어난 상태여서 차입성 자금 조달을 피해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은 지난 29일 임대차보증금을 유동화해 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화물 운수업을 하면서 되돌려 받기로 한 69건의 임대차 계약 보증금을 옴티멈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지급하기로 하고, 펀드가 발행한 수익증권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키움증권이 자금조달 주관사 역할을 했다.

CJ은 또 운임 매출채권을 유동화해 약 1000억원을 조달했다. 31개 고객사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금으로 결제받기로 한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구조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주관해 매출채권을 유동화했다.

CJ 같은 날 3500억원 규모의 영구채도 발행했다. 영구채의 최종 만기는 30년으로 발행 후 5년 뒤인 2024년에 조기 상환(콜옵션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발행 금리는 4.2%로, 5년 후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추가로 1.5%(150bp)의 가산금리가 붙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CJ은 3월 말경에만 약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영구채와 자산 유동화를 활용해 조달한 셈이다.

이는 부채나 차입금을 늘리지 않으면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재무 전략으로 풀이된다. 영구채는 일종의 차입금이지만 재무제표에는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계상된다. 또 운임 매출채권이나 임대보증금 유동화는 자산을 현금으로 바꾸는 거래로, 차입금으로 보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발행한 2000억원어치의 영구채까지 합산하면 부채로 계상되지 않는 자금 조달 규모가 총 7000억원에 달한다.

IB업계 관계자는 "CJ과 모회사인 CJ제일제당이 여러 건의 대규모 M&A를 추진하면서 CJ의 차입금을 포함한 CJ제일제당의 연결 기준 차입금이 8조원에 달한다"면서 "차입금을 추가로 늘릴 경우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어, 차입이나 부채를 늘리지 않는 방법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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