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호 후보자 지명철회 빚은 부실학회 '오믹스'는?

文대통령, 조동호 과기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안경을 바로쓰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조동호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면서 원인이 된 부실학회 '오믹스(Omics)'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오전 브리핑을 통해 "조동호 후보에 대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문 대통령은 논의 끝에 후보 지명을 철회하기로 했다"면서 "해외 부실 학회에 참석한 사실을 본인이 밝히지 않았고 관련 기관 조사서도 드러나지 않아 검증에서 걸러낼 수 없었는데 사전에 확인됐더라면 후보 대상에서 제외됐을 것"이라고 했다.

해외 부실학회 참석이 문제가 돼 결국 문재인 정부 첫 장관 지명철회로 이어진 것이다. 조 후보자는 지난해 2017년 12월2일부터 9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9회 세계 바이오마커 콩그레스'에 참석했다. 암 진단 및 임상시험 바이오마커 등을 주제로 진행된 이 학회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공식 제소된 인도계 학술단체 오믹스와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IT에서 바이오 등으로 연구분야를 확대하며 바이오마커 관련 연구동향을 수집하기 위해 국제 학회에 참석했다"면서 "유전체학, 분자생물학 전문가가 기조강연을 하는 등 참석자, 발표내용이 충실해 당시로서는 통상적인 학회로 인식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권은 조 후보자가 해적 학술단체로 꼽히는 오믹스와 관련된 부실학회에 참석한 것이 중대한 결격 사유에 해당된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믹스는 '와셋'(WASET)과 함께 지난해 문제가 불거진 바 있는 허위 학술단체다. 제대로 된 심사 과정도 없이 논문 게재를 승인해줘 문제가 됐다. 와셋이나 오믹스 관련 학회는 학문의 발전보다는 참가비 수입 등 영리적 목적이 강해 발표 또는 심사과정을 부실하게 운영한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특히 부실학회 참가는 국내 연구기관 전반에 확산된 문제로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해 조사 결과 국내 연구기관의 40%가 이 같은 '부실학회'에 참가한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지난 9월 공개된 부실학회 관련 실태조사 결과 및 향후 조치방안에 따르면 238개 대학, 4대 과학기술원(이하 과기원), 26개 과기출연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와셋과 오믹스에 최근 5년간 참가한 실태를 전수조사했더니 5년 동안 한번이라도 와셋 학회와 오믹스 학회에 참가한 기관은 조사대상 기관의 40%인 총 108개 기관이었다. 대학 83개, 출연연구기관 21개, 과기원 4개다. 또 와셋 학회와 오믹스 학회에 참가한 횟수는 총 1578회, 참가한 연구자 수는 총 1317명, 이중 2회 이상 참가자는 180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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