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엇갈린 희비]대어급 딜, 연내 상장 줄줄이 삐끗

NH투자證·미래에셋대우 주관사 지위 맡은 작업들
무산 가능성 큰 딜 공모액 5조원 넘어서 실적 비상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기업공개(IPO)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두 증권사가 대표주관 또는 공동주관을 맡고 있던 대어급 딜(deal)의 연내 상장이 줄줄이 철회되거나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기대했던 연간 IPO 성과 달성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장이 철회되거나 무산될 위기에 처한 IPO는 대부분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주관사 지위를 갖고 있는 딜이다. 최근 연내 상장이 무산된 홈플러스 리츠는 두 증권사가 국내 공모 물량에 대한 공동 주관사를 맡고 있었다. 홈플러스 리츠는 국내외 기관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해외 투자수요 부족으로 상장을 철회했다. 공모 규모 1조7000억원 규모의 대형 딜이 날아간 셈이다.

공모액이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던 교보생명의 상장 작업도 올스톱된 분위기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상장을 통해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사실상 실패했다. FI들은 신 회장이 사전에 약속한 가격에 지분을 되사야 한다면서 중재를 신청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대 주주의 지분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상장을 강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이 단독 주관을 맡고 있던 현대오일뱅크의 상장도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공모 예상액이 2조원에 달했던 현대오일뱅크 상장은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의 재무구조 개선과 현금 확보 차원에서 진행해 오던 딜이다. 하지만 유가 급락으로 현대오일뱅크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공모가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또 현대중공업지주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를 아람코에 약 1조8000억원에 매각하면서 연내 상장 필요성도 줄어든 상태다.

미래에셋대우가 대표주관을 맡고 있는 바디프랜드도 연내 상장이 불확실한 상태다. 지난해 한 차례 상장이 연기됐다가 올해 다시 상장을 추진 중이지만 박상현 대표가 노동관계법 위반 등으로 형사 입건되면서 상장예비심사 등 상장 절차 진행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주관을 맡은 초대어급 IPO 딜 중 상장 철회 또는 무산 가능성이 큰 딜의 공모액만 5조원을 넘어선다"면서 "연초에 기대한 IPO 실적을 달성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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