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방 부동산 시장 '벼랑끝'…중도금 대출 사고 급증

주택구입자금보증 사고 올해 이미 300건 돌파

작년 한해 보증사고 1019건…매년 두 배씩 늘어

경남·경기·경북·부산 등 지방 사고 비중 압도적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최근 수년간 주택구입자금보증 사고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지방에서 이자를 연체하거나 원금을 갚지 못하는 보증사고가 급증했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넘겨받은 '시도별 주택구입자금보증 사고현황'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319건의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금액만 468억원 달한다. 이는 지난 한해 전체 사고건수 1019건, 사고액 1548억원인 것과 비교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주택구입자금보증은 주택분양보증을 받은 사업장의 입주예정자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주택구입자금의 상환을 책임지는 보증상품이다. 아파트 분양을 받은 A씨가 B은행에 1000만 원의 중도금대출을 받고 나서 대출 이자나 원금을 갚지 못할 때를 대비해 HUG 주택구입자금보증을 발급받는다. 이후 실제 상환을 못하면 HUG가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중도금 대출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허그에 따르면 주태구입자금보증은 2012년 도입된 첫해 3844억원에서 이듬해 1조794억원, 2014년 2조1159억원, 2015년 3조9043억원으로 급증한 뒤, 2016년 3조2308억, 2017년 2조6477억, 지난해 2조7181억원 등으로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사고건수는 2014년 103건(85억원)에서 2015년 66건(77억원), 2016년 231억(416억원), 2017년 447건(724억원) 등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특히 경남은 지난달까지 사고건수가 158건, 사고액은 239억원으로 전체사고의 절반에 달했다. 지난해의 경우에도 사고건수 390건, 사고액 563억원으로 전체사고의 3분1을 웃돈 것에서 더 비중이 커진 것이다. 경기도는 지난해 사고건수가 158건(295억원), 올해는 116건(116건으로) 등으로 경남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또 지난해의 경우 부산 80건(101억원)과 경북 87건(123억원) 등으로 전체 사고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 지역은 올해 사고건수 3건(5억)과 12건(17억원) 등으로 다소 해소됐다.

보증사고가 많은 지역은 최근 수년간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곳이다. 미분양은 물론 악성 미분양이 크게 늘면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지역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은 "분양 계약금을 치른 예비입주자 중에서 실소유가 아닌 투자 목적인 경우 시장 상황이 안좋아지면서 주택 보유를 포기하면서 중도금 연체가 발생한 것"이라며 "전매가 가능한 지역인 만큼 분양권을 매도하면 되겠지만 부동산 시장이 위축돼 거래가 쉽지않아 연체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보증사고의 급증은 향후 부동산 시장에서 큰 위험 요인이 될수 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팀장은 "통상 주택을 구입하면 다른 지출은 줄여도 대출금을 갚는데 쓰는데 가격 하락이 계속 예상되기 때문에 주택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이같은 사고가 급증할 경우 가계부채에 더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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