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미사일 여전한데…美, '미사일 방어체계' 예산 삭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국방부의 내년도 미사일방어체계(MD)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능력을 '특별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발언과 상충되는 모습이다.

미 국방부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2020 회계연도(2019년 10월1일~2020년 9월30일) 예산안에 따르면 미사일 방어국(MDA) 예산은 94억달러(약 10조6000억원)가 편성됐다. 이는 지난해 99억달러(약 11조2000억원)보다 5억달러 가량 감소한 것이다.

MDA는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를 개발, 시험, 실전 배치 임무를 담당하는 부서다. 해당부서 예산이 줄어들면서 당초 계획됐던 '지상배치형 미사일 요격(GMD·Ground-Based, Mid-Course Defense)' 시스템 확장도 약 2년간 지연된다.

MD는 크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응하는 '본토 방어(Homeland Defence)'와 해외 주둔 미군과 동맹을 보호하기 위한 '지역 미사일 방어(Regional Missile Defence)'로 나뉜다. 본토 방어의 핵심은 알래스카 포트 그릴리와 캘리포니아 밴더버그 공군기지의 GMD 시스템인데, 포트 그릴리와 밴더버그 기지에 각각 40발과 4발의 '지상배치형 요격미사일(GBI·Ground-Based Interceptors)'이 배치돼 있다.

외신들은 MDA 관계자를 인용, "당초 알래스카에 있는 44개의 GBI가 2023년까지 64개로 확장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계획이 지연돼 2025년까지는 추가 20개를 작동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미사일 방어력 확대를 약속하는 미사일 방어 검토보고서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MDA 예산은 축소됐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는 MDA 예산이 감소한 것은 2018, 2019 회계연도에 미사일 방어 예산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엘레인 매커스터 국방부 감사관 대행은 "지난 2년간 MDA 지출이 급증했었고, 현재는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2020 회계연도에는 MDA 뿐 아니라 다른 국에도 미사일 방어예산을 요청했다며 "국방부 전체의 미사일 방어 예산은 136억달러에 이른다"고 해명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에 요청한 내년도 국방 예산은 총 7500억 달러(약 850조원)로 지난해보다 5% 증가했다. 이 중 7183억달러는 국방부, 나머지 320억달러는 에너지부 예산에 각각 담겼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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