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슈테크 기술 입은 보험 겹겹 규제 넘어라

헬스케어 보험 출시 봇물

IT 스타트업과 손잡고
증강현실 연동 치아관리 등
건강증진형 상품 잇따라 출시

고객 데이터 활용 연계 상품
개인정보법·의료법 등 막혀
개별 맞춤까지는 아직 먼 길

신한생명의 치아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사용하는 스타트업 '프리즈머블'이 개발한 치아관리 장치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보험업계가 인슈테크(보험+기술)를 활용한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출시를 늘리고 있다. 치아건강 관리를 잘하거나 걷기 등 일정한 운동을 하면 계약자에게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식이다. 다만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별 맞춤형 보험 상품 등 더 다채로운 상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법적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전날 고객 스스로 치아관리 장치를 사용해 치아 건강관리를 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건강증진형 치아보험을 출시했다. 치아관리 장치를 치아에 대면 세균이 있는 부분이 붉은색으로 표시된다. 고객이 해당 장치로 치아 관리를 하면 최대 9년간 매월 5%까지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한화생명도 증강현실 앱과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어린이보험을 출시했다. 동작감지 센서가 들어 있는 스마트칫솔이 앱과 연동돼 어린이들이 올바른 양치 습관을 기르도록 도와준다. 양치질을 잘하면 최대 20년간 치아보장 관련 월납 보험료의 5%를 깎아주는 것이다.

삼성화재도 건강증진 서비스 '애니핏'을 통해 걷기목표달성 등을 하면 보장보험료의 5%를 최대 10년까지 할인해준다.

한화생명의 증강현실 앱과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건강증진형 상품 라이프플러스(Lifeplus) 아이조아 어린이보험.

보험업계는 최근 IT기술을 갖춘 스타트업과 손잡고 인공지능(AI), 건강관리 장치 등을 보험 상품에 연계하려는 시도가 활발한 상태다. 이에 맞춰 금융당국도 보험사가 고객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를 가입자에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보험사가 고객의 건강 체크를 위해 웨어러블 기기를 제공해야 했지만 보험업법상 3만원 이상 사은품을 제공하는 것이 특별이익제공에 해당돼 기기 지원이 어려웠다.

업계에서는 고객 건강 체크를 위한 기기 제공은 허용됐지만 정작 이를 통한 고객 건강정보 수집은 불가능해 고객 맞춤형 보험 상품 출시까지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도 고객의 걸음 수 등 최소 정보만 활용한 보험상품 개발에 그치는 등 초기 인슈테크 단계 수준을 넘기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빅데이터,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싶어도 개인정보법과 의료법에 막혀 현재 서비스 수준을 넘는 상품 개발은 막혀 있는 상태"라며 "빅데이터의 활용 범위와 의료법상 의료인만 할 수 있는 의료행위를 지나치게 넓게 보고 있는 것은 시대상황에 맞게 수정해야 할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혈당측정 뿐만 아니라 건강관리, 의사 상담 등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가 시행 중"이라며 "국내에서는 의료법 등 관련 규제 때문에 누구나에 적용될 수 있는 포괄적인 상품 개발만 이뤄지고 있어 고객 맞춤형 같은 세심한 접근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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