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국 전진배치된 '금감원 루키'

올해 검사국 배치 신입직원 수 12명으로 작년의 4배
검사 역량 강화 주문해 온 윤석헌 원장 의중 반영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관례를 깨고 신입직원들을 검사국에 대거 배치했다. 검사 역량 강화를 주문해 온 윤석헌 금감원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올해 신입직원 12명을 검사국에 발령냈다. 지난해 검사국 배치 인원수(3명)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전체 신입직원 중 검사국에 배치된 직원수 비율도 지난해 4.9%에서 올해 17.1%로 대폭 늘었다.

금융회사 검사는 금감원 업무 중에서도 특히 오랜 시간 축적된 노하우와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다. 그동안 신입직원 배치를 최소화해 온 이유다. 금감원이 예년과는 달리 신입직원 상당수를 10개 검사국ㆍ실에 두루 배치한 것은 저연차 때부터 관련 업무에 투입, 장기적으로 실력 있는 검사 자원으로 육성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많은 경험을 요하는 일선 현장 검사보다는 주로 상시감시팀과 기획팀 위주로 배치해 검사 업무를 내부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맡길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입직원들의 희망부서 1순위는 주로 감독국으로 검사국 희망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입직원을 받은 검사국 내에서조차 예상밖이라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신입직원의 검사국 배치가 늘면서 입사 5~15년차 검사역들을 소폭이나마 내부 지원 업무 대신 현장 검사 업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환경도 갖춰졌다. 다음달 종합검사를 앞두고 검사 역량을 제고하고 검사국 인력 부족 문제를 일부 해소하는 측면도 기대된다.

이 같은 신입직원의 검사국 투입 확대는 윤 원장의 철학이 반영됐다. 윤 원장은 "감독의 마무리는 검사"라는 말로 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고, 지난해 취임 후에는 전 업권에 종합검사를 부활시켰다. 검사 스페셜리스트 도입을 언급한 것도 윤 원장이었다.

검사 기능 약화는 금감원의 고민이기도 하다. 검사 권한이 축소된 탓도 있지만 순환 근무 등으로 검사역의 전문성 자체가 떨어졌다는 평가가 안팎으로 적지 않다. 검사 역량 강화가 시급한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 내 검사 업무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이번 신입직원 배치 확대는 검사에 힘을 싣는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만 장기적인 검사 역량 제고를 위해 검사역을 우대하고 육성해 나가는 실질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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