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트라' 인기?…알고보니 정부 https 차단 우회

구글의 DNS 암호화 앱 '인트라(Intra)'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구글의 자회사 직소가 개발한 도메인네임서버(DNS) 보안강화 앱 '인트라(Intra)'가 인기를 끌고 있다. 알고 보니 정부의 불법사이트 차단의 우회 통로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PC에선 별도의 웹브라우저를 사용하거나 복잡한 설정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인트라'는 설치한 뒤 활성화 버튼만 눌러주는 것으로 차단된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구글이 정부 정책에 반하는 앱을 내놓은 셈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 앱 인트라는 방송통신위원회가 해외 불법사이트 차단을 위해 도입한 SNI 필드 차단의 우회 통로로 인기를 끌고 있다.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50만건, 인기 앱 순위서도 10위안에 든다.

인트라는 지난해 10월 구글 자회사 직소가 개발했다. 정부 기관이 암호화되지 않은 데이터를 도청해 도메인네임서버(DNS) 통신을 감시하거나 특정 사이트를 차단할 가능성에 반기를 들며 내놓은 것이다. 인트라는 터치 한번만으로 DNS 서버를 구글 또는 클라우드플레어로 변경해준다. 때문에 우리 정부가 https를 차단해도 이를 간단히 우회할 수 있다. 방통위는 사이트에 접속할 때 사용하는 SNI 필드가 암호화되지 않은 것을 이용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사이트들을 차단한 것인데 인트라를 사용하면 차단 자체를 무력화 시킬 수 있다.

정부의 차단 대책 이후 이를 회피하는 방법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인트라는 가장 손쉬운 회피 수단으로 손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차단된 https 사이트를 접속하기 위해서는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대부분이 유료서비스고 해외 인터넷망을 이용해야 해 인터넷 속도 자체가 느려진다는 단점이 있다"며 "인트라를 사용할 경우 이같은 단점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자가 인트라를 사용해 본 결과 차단된 모든 사이트들을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었다. 구글 앱이 정부의 https 차단 조치를 무력화시킨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트라를 설치할 경우 정부가 사이트를 차단했는지 여부조차 알 수 없다"면서 "차단 기술 보다 우회 기술이 우위에 있어 이번 https 차단은 정부의 인터넷 검열 강화라는 부작용만 낳고 아무런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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