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셧다운, 월마트 웃고 아마존 울었다

오프라인 강자 월마트, 4분기 매출 상승폭 10년來 최대
장난감, 식료품 등 많이 팔려...온라인 음료 판매 실적도 호조
아마존은 12월 실적 증가폭 사상 최저…연말 특수 못누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난해 연말부터 35일간 이어진 미국 정부의 셧다운(Shut Down·일시적 업무 정지) 사태가 유통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최근 발표된 지난해 4분기 미 대형 온·오프 유통업체들의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10년래 최대 매출 증가세를 보이며 깜짝 실적을 기록한 반면 온라인 강자 아마존은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는 등 엇갈리는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월마트가 지난 연휴 동안 장난감, 식료품 등의 판매 호조로 10년래 최대의 매출액을 올렸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마트의 매출액은 1월말 기준 전자상거래를 포함한 분기별 매출이 4.2%나 급증해 지난 10년간 분기별 매출로는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월마트가 내놨던 잠정치 3%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식품과 온라인 주문, 장난감 등 휴가용품 판매가 급증한 덕을 봤다.

이처럼 월마트의 매출이 높았던 것은 사상 최저 실업률과 높은 임금 인상률 등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에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실적 발표에 힘입어 이 회사의 주가는 전날 종가보다 2.2% 오른 주당 102.2달러를 기록했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사장은 "지난해 상당 기간 동안 미국 경제가 호황을 누리는 상황을 경험했고, 이는 식료품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됐다"며 "식품과 장난감 등 주요 부문에서 매출이 늘어난 덕에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월마트의 지난해 총 매출은 약 5140억4100만달러(한화 약 557조3000억원)였고, 이중 3310억7000만달러는 직영점, 570억8000만달러는 계열사인 대형할인매장 '샘스 클럽' 체인, 1200억8000만달러는 전세계 지점들에서 나왔다. 월마트는 올해에도 2.5~3%의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소매 판매가 전월 대비 1.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0.1~0.2% 증가를 예상한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밑돌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특히 오프라인에 치중하는 월마트와 달리 온라인 유통을 장악한 아마존이 고전했다. 최근 아마존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기 대비 20% 늘어난 720억3800만달러(한화 약 81조원)를 기록해 2015년 이후 가장 증가폭이 적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22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사상 최장기간인 35일간 진행된 정부 셧다운 사태 등의 영향으로 촉발된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 위축이 온라인 판매를 중심으로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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