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빠진 한진중공업 '수빅 리스크 해소 전환점 될 것'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전경.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한진중공업이 자회사인 수빅조선소의 회생신청에 따라 자회사의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하면서 자본잠식에 빠졌다. 회사 측은 채권단이 출자전환 등 자본확충 조치에 나서면 그간 경영정상화에 발목을 잡아왔던 수빅 리스크가 해소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종속회사인 수빅조선소(HHIC-Phil Inc.) 회생절차 신청에 따른 자산평가 손실과 충당부채 설정으로 자본잠식이 발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유가증권시장 규정상 자회사인 수빅조선소가 필리핀 현지법원에 회생신청을 하면서 2018년 연결재무제표에 손실을 반영해야 한다.

2006년 필리핀 수빅만에 건립된 수빅조선소는 한때 수주잔량 기준 세계 10대 조선소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 불황이 계속되자 수주절벽과 선가하락을 버티지 못하고 올 초 현지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한진중공업이 이날 자본잠식 사실을 공시함에 따라 주식매매거래는 일시 정지된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필리핀 은행들과의 협상이 마무리되고 국내외 채권단의 출자전환 추진 등으로 자본잠식을 해소하게 되면 상장유지 및 주식거래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빅조선소는 지난 3년간 적자가 누적되며 본사의 재무건전성까지 악화시켜 왔다. 2016년 1820억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2017년2335억원, 지난 해에도 3분기까지 6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진중공업은 각각 493억, 866억, 72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자율협약 체결 이후 군함 등 특수선 수주로 총 27척, 1조2000억원 상당의 물량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 생산공정이 차질 없이 이루어지고 있고 단기유동성 측면에서도 방위사업청 등에 산업은행 보증으로 선수금을 받아 운영자금을 확보해 경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영업활동 역시 수빅조선소와 영도조선소의 건조 선종이 달라 영향이 거의 없다.

회사 측은 자구계획에 포함됐던 인천 율도부지와 동서울터미널, 영도조선소 부지 등 시장가치가 높은 보유자산과 각종 개발사업도 꾸준히 추진해 재무 유동성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자회사인 수빅조선소 손실을 반영해 자본잠식이 발생했지만, 국내 영도조선소는 생산공정과 영업활동 등이 모두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채권단과 긴밀히 협조해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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