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의 '38 기동대' 인사실험 성공할까

에쿼티파생본부장에 김연추, FICC파생본부장엔 강현석

81년생 동갑내기 젊은 피…조직 내 잡음·구설 잇따라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미래에셋대우가 30대 '젊은 피' 두 명을 본부장으로 파격 영입하며 트레이딩 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선 지 한 달이 지났다. 외부에서 30대 젊은 피를 수혈한 것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재 욕심으로 유명한 박 회장의 인사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연추 미래에셋대우 에쿼티파생본부장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초 트레이딩1 부문대표에 한국투자증권의 김성락 전 전무를, 에쿼티(Equity)파생본부장에 김연추 전 팀장을 각각 선임했다. 동시에 FICC파생본부장엔 강현석 전 대신증권 팀장을 영입했다. 에쿼티파생본부와 FICC파생본부는 모두 트레이딩1부문 산하 조직으로, 김 본부장과 강 본부장은 1981년생 38살 동갑내기다. 특히 김 본부장은 평사원이면서도 사장보다 많은 22억원을 지난해 상반기에 받아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이들이 영입된지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미래에셋대우 조직 내에서 여러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먼저 김 본부장의 부임 이후 산하 직원 2명이 퇴사했다. 과장급 1명과 대리급 1명으로 이직이 잦은 증권업계의 경우 별다른 일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김 본부장의 이직에 앞서 한국투자증권에서 같이 근무하다 반목해 미래에셋대우로 이직했던 직원의 퇴사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 본부장이 주가연계증권(ELS),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본인의 강점인 파생결합증권 헤지 운용전략을 미래에셋대우에서 펼치는 가운데 무리한 강공 드라이브로 조직 내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강현석 미래에셋대우 FICC파생본부장

강 본부장은 과거 미래에셋에 합병된 에 있다가 대신증권을 거치며 다시 미래에셋대우로 돌아온 경우다. 현재 강 본부장이 맡고 있는 FICC파생본부에는 시절 그와 동기 혹은 선임급인 직원이 2~3명 정도 있는데 이들이 올 초 성과급 수령 후 이직할 것이란 얘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왔다.

조직 안팎에서 각종 구설이 끊이지 않음에도 불구 미래에셋대우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파생결합증권 거래에 있어 해마다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만큼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2.2% 감소한 269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브로커리지 수익이 줄어든 것은 물론 ELS와 파생결합증권(DLS) 등의 운용에서 손실 규모가 커졌다. 특히 파생결합증권 거래에서는 지난해 3분기에도 5000억원에 가까운 손실(평가손실+상환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2017년에는 1조원대 손실을 봤다. 미래에셋대우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세전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12.11%, 8.66% 감소한 5842억원, 4612억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이들의 영입은 부진한 실적 개선을 위한 박 회장의 특단 조치라고 금융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3월 미래에셋대우 홍콩 글로벌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박 회장은 현재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국내 핵심 인사는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박 회장은 경쟁 관계에 있는 사람이라도 유능하다고 판단되면 당장 영입에 나설 정도로 인재 욕심이 상당한 것으로 유명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워낙 파격적인 인사다 보니 회사내 트레이딩 부서에서는 서열 파괴에 따른 불만과 상대적 박탈감 등이 겹쳐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트레이딩 부문은 팀 단위의 대규모 스카우트가 종종 생길 수 있는데 특히 운용 자금이 큰 대형 증권사의 경우 수익 기여도가 높기 때문에 전체 조직과의 융합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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