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갈등, 설 이후 재점화 우려 커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 달 28일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협상이 급격히 진행되면 설 기간 동안 한일 갈등이 잠잠했다.

다만 2월을 지나 8월까지 양국 관계는 험난한 고비를 수 차례 넘을 가능성이 큰 만큼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장 설 직후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대해 일본측이 각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마침 3.1운동 100주년 및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행사가 시작되며 일본측도 민감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정부는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에 대한 한국 법원의 배상 판결과 자산 압류 결정 관련해 지난달 9일 우리 정부에 청구권 협정에 근거해 '정부 간 협의'를 요청했다.

일본이 한달내에 답변을 해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우리측이 응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양국 외교부의 담당 국장들이 최근 연이어 회동을 가졌지만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이다.

특히 8일은 일본 도쿄에서 일어난 2.8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일이다. 이날 일본에서 열리는 행사는 우리 정부도 지원하는 만큼 일본도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날을 계기로 일본은 청구권 협정 3항에 근거한 '중재 절차'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3항은 제 3국이 중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어느 나라인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 외교가에서는 제 3국이 미국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조항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한국과 방위비분담금 문제 등을 서둘러 진화하려는 미국이 개입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는 앞선 사례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악화됐던 일본과의 관계가 개선된 것은 북한이 4차 핵실험에 나서자 오바마 정부가 한일 군사비밀보호협정(GSOMIA) 체결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일본과의 관계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 일본 외무성과 방위성은 강제징용 피해자 판결과 레이더와 초계기 갈등 초기 양국 협력을 강조했지만 아베 총리가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외교가에서는 현 상황을 주도하는 게 아베 총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베 총리는 최근 한국과의 갈등을 조장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한일 갈등이 커질 때 마다 추락하던 아베 정권 지지율은 상승했다.

올 상반기 예정된 일본측 주요 이벤트를 살펴 보면 아베 총리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조장하는 모든 한일 갈등의 중심에는 7월 참의원 선거가 있다.

아베 총리가 목표한 2020년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올해 참의원 선거 승리가 필수다. 헌법 개정은 참의원 2/3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개헌 세력이 의석의 2/3 이상을 가지고 있지만 아베 정권 지지율이 낮아지면 의석수가 줄어 개헌안 발의가 어려워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 문에 아베 정권은 지지율 상승을 위해 한일 관계를 이용하는 측면이 크다.

이때까지 한일 관계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8월에는 한일 군사비밀보호협정(GSOMIA) 연장 문제가 폭발할 수 있다.

GSOMIA는 매년 8월 자동으로 연장된다. 연장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90일 이전에 통지해야 히는데 그 시점이 8월이다. 연장을 하지 않으려면 8월 중 일본에 통보해야 한다.

일본 보다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우리측이 GSOMIA 연장 불가에 대한 여론이 큰 상황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GSOMIA 에 대해 최근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여러가지 상황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우리 정부의 고심이 큰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최 대변인의 발언이 일본과 대립 관계가 계속될 경우 GSOMIA를 폐기 하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풀이했다.

지난해에도 GSOMIA 문제는 중요한 이슈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GSOMIA에 부정적 입장을 내놔 지난해 연장이 어렵지 않겠냐는 예상이 많았지만 우리 정부는 연장을 선택했다. 문 대통령은 GSOMIA 현황을 보고 받고 연장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언론들은 GSOMIA 가 폐기되면 북한과 중국이 원하는 한미일 동맹의 해체가 본격화 될지도 모른다는 예상을 내놓으며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6050913160887855A">
</center>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부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