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도 따지지도 않던' 홈쇼핑 보험의 '쇠락'

홈쇼핑 계약 보험료 4년 연속 하락세보험사 "과거처럼 매력적 판매채널 아냐"고객 전화번호 수집 수단으로 활용

보험 광고 화면 갈무리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이른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보험'으로 한때 각광을 받았던 홈쇼핑 보험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여전히 홈쇼핑 방송에서 보험 상품이 판매되고 있지만 실제 계약으로 잘 이어지지 않아서다.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가 홈쇼핑을 통해 받은 원수보험료(보험 계약 후 계약자에게서 직접 받은 보험료)는 4년 연속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손보사 홈쇼핑 원수보험료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8687억원으로, 전년 동기 9636억원 대비 9.8%를 줄었다. DB손보가 홈쇼핑 원수보험료 209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현대해상(1695억원), KB손해보험(1283억원), 삼성화재(827억원) 순이었다.반면 같은 기간 설계사를 통한 대면판매 원수보험료는 작년 3분기 55조65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대비를 이룬다.손보사 홈쇼핑 원수보험료는 1조5763억원을 기록한 2014년 이후 줄줄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15년 1조5341억원, 2016년 1조5039억원으로 소폭 감소하다 2017년 1조2555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손해보험사 홈쇼핑 원수보험료 현황(자료:손해보험협회)

홈쇼핑 판매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생명보험사도 비슷한 상황이다. 작년 3분기 기준 생보사 홈쇼핑 원수보험료는 69억원으로 전년 동기 98억원 대비 30% 가량 감소했다.홈쇼핑에서 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2003년 부터로, 설계사 규모가 작은 중소형 보험사들이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주로 활용했다. 짧은 방송 시간 동안 설명하다보니 불완전판매가 늘고 해지율이 높아지자 금융당국은 홈쇼핑 판매 규제를 강화했다.'무조건 보장'처럼 과장된 설명이 금지되고, 방송에서 보험의 보장기간이나 보험료 예시 등 필수사항을 반드시 안내해야 하며 보험금 지급제한 사항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내용도 음성과 자막으로 알려야 해 내용이 복잡해졌다.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게 된 이유다.보험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방송이 과거보다 늘었지만 판매 상품군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보험 판매를 꺼리며, 방송 비용도 상승해 홈쇼핑 판매 부담이 늘었다"며 "방송 후 가입하겠다는 소비자 전화 유입도 줄면서 예전 만큼 매력적인 판매채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다만 계약 감소와 상관없이 홈쇼핑에서 보험은 앞으로도 계속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정원석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홈쇼핑 판매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고객과 전화연결을 통해서 전화번호를 수집하려는 목적이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5091016444609059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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