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1주일 빠른 승부수'…갤S10·폴더블폰 동시 공개

내달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언팩 행사
MWC 이전 공개는 최초 사례
스마트폰 침체기·중국 압박이라는 위기 의식 깔려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삼성전자가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에서 그해 전략폰을 공개한 것은 지난 10년간 절반이나 된다. 2014년부터는 한 차례만 빼고 지난해까지 MWC 파티를 이어갔다. 그 한 차례는 갤럭시노트7 발화 여파로 출시가 늦춰진 갤럭시S8(2017년)이다. 갤럭시SㆍS3ㆍS4가 스페인이 아닌 미국과 영국에서 공개된 바 있지만 MWC와 최소 19일, 최대 67일 격차가 났다. MWC 이전에 신제품을 공개한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이다. 그런 삼성전자가 '일주일 빠른' 승부수를 던졌다. 갤럭시S10 공개 일자를 MWC보다 1주일 빨리 잡았다. 무대는 애플 본사가 위치한 미국 샌프란시스코다. 갤럭시 S10은 '갤럭시 10주년'이라는 의미가 있다. 함께 공개되는 폴더블폰은 '삼성 혁신'의 상징성이 크다. 일주일 빠른 승부수로 기선을 잡고 MWC까지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2월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동시 공개=16일 전자ㆍ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S10과 폴더블폰을 공개한다. 당초 갤럭시S10은 단독 행사, 폴더블폰은 MWC에서 각각 공개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동시 공개로 가닥을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MWC(2월 25∼28일)에 앞서 단독 행사를 여는 것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는 삼성전자의 상황 인식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화웨이, 비보 같은 중국 업체에 스포트라이트를 빼앗기기 싫다는 의미로도 읽힌다"고 말했다.삼성전자가 일주일 빠른 승부수를 둔 밑바탕에는 절박한 위기 의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쓴잔을 들이켰다. 중국의 급성장ㆍ스마트폰 시장 침체가 맞물린 결과였다. 프리미엄폰 갤럭시S9ㆍ갤럭시노트9 부진으로 연간 판매량이 5년 만에 처음으로 3억대 밑으로 떨어졌다.삼성전자는 중가폰 '갤럭시AㆍJ'를 앞세워 신흥국 공략을 강화했으나 이마저도 중국의 벽에 가로막혔다. 최대 신흥 시장인 인도에서는 샤오미에 연간 판매량 1위 자리를 빼앗겼고, 점유율 반등이 어렵던 중국에서는 결국 공장을 철수했다. 그 결과 지난해 IM부문의 영업이익은 10조원을 간신히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11조8400억원)보다 2조 가까이 모자란 수치다.
◆언팩 효과 MWC까지 이어질 듯 "신제품 효과 기대" = 이런 상황에서 출시되는 갤럭시S10과 폴더블폰은 '3억대 판매'와 함께 '삼성 혁신'을 재확인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일주일 빠른 승부수는 MEC에서 물량 공세를 퍼부을 중국폰들의 기선을 잡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면서 "언팩 행사 효과는 MWC까지 이어질 수 있어 삼성전자로서는 손해볼 일은 아니다"고 평가했다.다만 여건은 좋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은 14억1000만대로, 지난해보다 3.3%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5G폰ㆍ폴더블폰의 출고가를 합리적으로 책정해 소비자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전략을 펼 것으로 예측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출고가를 190만원대로 책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초기작은 거른다'는 소비자의 생각을 걷어내 프리미엄 시장에서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임온유 기자 io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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