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악화 車부품사…대출 줄이는 은행권

-작년말 대비 4800억원 감소-신용평가 C·D등급 14곳 이상-은행권 신규대출 사실상 중단[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은행들이 자동차 부품사들에 대한 대출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대출 최소화, 만기가 돌아 온 대출은 일부 회수 후 연장하는 식으로 선제적 여신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자동차 및 트레일러 산업 대출금은 지난해말 31조9303억원에서 올해 3분기 31조4472억원으로 4831억원 감소했다. 예금은행의 전체 제조업 대출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0.28%에서 9.85%로 줄어 10% 밑으로 떨어졌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차 부품사 대출의 만기가 돌아오면 대출금의 10~20%를 상환받고 남은 금액에 대해 만기를 연장해주고 있다"며 "신규대출은 사실상 중단했다"고 말했다.지난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채권은행단의 대ㆍ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에 따르면 190개사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가 필요한 CㆍD등급을 받았다. 이 중 차 부품사는 14개사였지만 실제로는 더 많을 걸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금감원 관계자는 "CㆍD등급이 가장 많은 업종 1, 2위인 금속가공업(22개사), 기계업(20개사) 모두 자동차 후방산업들"이라며 "은행들이 차 부품사로 분류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차 산업 불황으로 부실화된 업체는 훨씬 더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정부와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비 올 때 우산 뺏기'식 무분별한 대출회수 자제를 주문하고 있다. 살릴 수 있는 기업은 살리라는 당부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오는 18일 금융지원을 포함한 '자동차 부품산업 활력 제고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그러나 경기침체와 금리상승 속에 은행들이 내년 최대 과제로 '리스크 관리'를 꼽고 있어 앞으로 차 부품사에 대한 대출 축소 흐름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한 은행 여신 담당 임원은 "차 부품사의 주력 매출처가 국내냐 해외냐, 엔진이냐 친환경차 부품이냐 등을 따지는 '옥석가리기'를 통해 대출 규모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현장의 여신 심사역들이 위축돼 있어 차 부품사 대출을 굉장히 보수적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다른 시중은행 여신 담당 임원은 "신용ㆍ기술보증기금 보증서를 기반으로 한 대출은 하겠지만 손실이 불 보듯 뻔한 대출까지 내줄 순 없는 노릇"이라며 "아직까진 차 부품사 대출 연체율 상승이 눈에 띄진 않지만 내년엔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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