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히어로즈(28)] '오픈소스 개발툴로 블록체인 진입장벽 낮추겠다'

문건기 해치랩스 사업총괄 인터뷰범용 블록체인 개발툴 이달 중 오픈소스로 공개"기존 개발 기술 활용할 수 있는 무대 만들 것"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문건기 해치랩스 사업총괄은 준비된 창업가였다. 어릴적부터 개발자와 사업가의 역량을 두루 키웠다. 컴퓨터와 코딩에 빠져있던 중학교 때 이미 국내 컴퓨터 관련 자격증은 모조리 땄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IP영재기업인교육원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아이디어를 제품과 서비스로 구현하는 훈련을 받았다. 문 총괄은 "조원들과 밤을 새며 사업 계획서와 특허출원서를 작성하고 실제 투자자 앞에서 발표하는 과정을 수없이 거쳤다"며 "안 될 것 같은 아이디어도 조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자 구현이 되는 경험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이후 인문학과 공학의 접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과감히 문과로 방향을 바꿔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복수전공으로 컴퓨터과학을 택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대학에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채팅 애플리케이션 '아자르'로 지난해 매출 623억원을 넘긴 하이퍼커넥트에서 사업개발 실전을 배웠다. 교내 입주 스타트업에서 서버개발자로 일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블록체인이란 전환점을 맞았다. 문 총괄은 "블록체인에는 경제학, 공학, 사회학 다 섞여 있다'며 "'박쥐' 같은 게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후 빠른 속도로 블록체인에 매진했다. 국내 최고 수준 블록체인 연구단체로 꼽히는 서울대 블록체인학회 '디사이퍼'를 만든 것도 이 시점이다.문 총괄은 "일반 소비자 입장에선 서비스가 블록체인으로 이뤄지는지에 대해선 전혀 관심이 없다"며 "진짜 블록체인이 혁명이 되려면 실제로 쓸만한 서비스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디사이퍼 동료들과 만든 해치랩스도 이 같은 고민에서 출발했다. 처음에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을 대상으로 스마트컨트랙트(일정 조건 충족 시 자동으로 거래 체결) 감사 서비스를 실시했다. 지난 6월 시작 이후 캐리프로토콜, 그라운드X, 에어블록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수행했다. 현재는 파운데이션X, 디블락 등의 기술파트너로 활동 중이다.최근에는 블록체인 개발 솔루션 제작으로 확장하고 있다. 기술컨설팅 및 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손쉽게 블록체인을 구현하는 개발 툴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문 총괄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상의 앱을 만들 때 사용하는 파이어베이스처럼 일반 개발자들이 데이터베이스(DB)부터 모든 부분을 손수 만들 필요 없이 기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개발 툴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이 같은 개발 툴은 이달 중 오픈소스로 공개할 예정이다. 기존 기술과 신 기술의 간극을 좁히며 블록체인 생태계가 자리 잡도록 하겠다는 의지에서다. 문 총괄은 "블록체인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된다고 함부로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나기 위해선 여러 시도들이 진행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며 "수많은 시도들이 시장에서 하나 둘 선택받기 시작하면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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