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틸렌 공급과잉 우려에 불안한 정유업계

韓 NCC·美 ECC 집중투자…미중 무역 분쟁도 불안 요소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국내 정유업계가 앞다퉈 나프타분해설비(NCC·Naphtha Cracking Center) 증설 투자에 나섰지만 미국이 에탄분해설비(ECC) 증설로 맞불을 놓으며 최종 생산물인 에틸렌 계열 제품의 공급 과잉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호황으로 정유 업계들이 석유화학까지 사업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미중 무역까지 거쳐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13일 한국수출입은행이 발간한 '최근 석유화학산업 3대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ECC 설비 신규 증설로 에틸렌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NCC와 ECC는 각각 원유 부산물인 나프타와 셰일가스 부산물인 에탄을 사용해 공정 자체는 다르지만 최종 생산물은 에틸렌이다. 때문에 NCC 증설 경쟁에 이어 미국측에서 ECC까지 대규모 증설에 나설 경우 에틸렌 계열 제품의 공급 과잉이 지속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하반기부터 2019년까지 ECC완공이 집중, 2022년~2024년에도 대규모 ECC증설이 예정돼있다.
미국이 ECC 증설에 나선 반면 국내 정유사들은 NCC에 집중 투자해왔다. 올해 들어서만 현대케미칼(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 합작)이 75만t, GS칼텍스 70만t, 에쓰오일이 150만t의 NCC설비투자에 나섰다. 유가상승으로 NCC의 원가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이란, 베네수엘라 등 주요 산유국의 공급차질로 올들어 유가상승폭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월~10월 평균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53.19달러였으나 2018년 같은기간 평균 유가는 71.08%로 전년동기대비 34% 급등했다. 유가 상승으로 원료가격이 상승하면서 NCC의 원가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도 불안요소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 될 경우 미국 공급과잉 제품이 중국 외 아시아 시장으로 유입이 확대되면서 시황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성동원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지난 몇년간 국내 NCC업체들이 저유가를 기반으로 호황기를 누려왔지만, 미국발 ECC증설과 국내 공급과잉 심화, 유가상승에 따른 원가경쟁력 약화 등으로 향후 실적악화가 불가피하다"며 "중장기적으로 원료 다변화 및 고부가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등 외부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구조로 전환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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