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해운, 비수기 운임 더 오르나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비수기에 접어든 해운 운임이 연중 최대 성수기의 평균치를 웃도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심화로 인한 추가 관세 부과를 앞두고 밀어내기 수요가 쏟아지면서 물동량과 운임이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19일 대표적인 해운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2일 기준 904.51로 전주 대비 3.90% 상승했다. 3분기 전체 평균 877.66 대비 3.06% 오른 수준이다. 상하이 해운거래소가 매주 금요일 발표하는 SCFI 지수는 주요 노선별 운임 현황을 보여주는 글로벌 해운 시황 지표다. 연중 최대 성수기인 3분기가 지나 비수기로 접어들었지만 10월 첫 주 SCFI가 이례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주 노선의 운임 상승폭이 더 컸다. 지난 12일 아시아발 미주 서안행 운임은 1FEU(1FEU는 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2503달러로 전주 대비 12.14% 올랐다. 미주 서안의 3분기 평균 운임은 1FEU당 2042달러로 비수기 운임이 성수기 운임 보다 22.58% 증가한 것이다. 미주 동안의 운임도 성수기 운임 평균 대비로 4.72% 올랐다.해운업계에서는 이번 비수기 운임 상승을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 증가 영향으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추가 관세 부과로 심화되는 상황에서 관세 회피를 위한 밀어내기 수요가 늘면서 물동량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중간 무역분쟁 조짐이 빚어지기 시작한 지난 2~3분기에도 관세 회피 물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며 평년 대비 높은 운임을 나타냈다.지난 3분기 기준 미·중간 무역전쟁의 직접 영향권에 놓인 컨테이너 물동량은 중국발 미국행의 경우 618만TEU(전체 물동량의 60%, 약 2500억달러), 미국발 중국행의 경우 261만TEU(전체 물동량의 90%, 약 1100억달러) 수준으로 집계된다. 현대상선은 최근 화주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통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운임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1월 25% 관세인상 전 밀어내기로 비수기인 4분기 일시적인 물동량 증가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내년 1월 대중국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25% 부과를 시행한다고 가정할 경우 오는 11월 중순부터 12월까지 관세 인상 전 일시적인 물동량 급증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다만 밀어내기 효과가 끝나는 내년 초 이후로는 운임 상승폭이 크게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 측은 "수요 증가가 추가 상승 여력을 받지 못하면서 12월 이후로는 물동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미·중간 25% 관세 인상 단행 시 내년 1월 구정 이후 수요 회복 지연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현대상선의 미주 노선 매출액은 상반기 연결기준 9516억원으로 전체 매출액(2조3508억원)의 40.48%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물동량 증가와 운임 상승은 실적에 호재지만 유가상승으로 인한 연료비 증가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 불확실성이 대두하면서 비용 불안 요소가 상존하고 있어 호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