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집에서 차례 대신 곧바로 성묘 최대 명절은 김일성·김정일 생일

南北 차례상 네 줄 음식 공통점함경도선 수수전·가자미 올려

조선중앙 TV가 추석을 맞아 북한의 각계층 근로자와 유가족들이 인민군 영웅열사묘를 찾아 성묘하고 있는 모습을 보도한 모습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속담이 있다. 남과 북이 평양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층 가까워지면서 남북관계도 "더도 말고 9ㆍ19평양정삼회담만 같아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추석은 남한에서 민족 최대 명절이지만 북한에서는 남한에 비해 비중이 적고 북한 내 다른 명절에 비해서도 중요도가 높지 않다. 북한의 최대의 명절은 추석이 아니라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이다. 4월15일(김일성)과 2월16일(김정일) 모두 당일과 다음날까지 공휴일로 이어진다. 북한은 김일성ㆍ김정일 부자의 생일과 함께 정부 수립일(9ㆍ9), 당 창건일(10ㆍ10)을 국가 최대의 명절로 지정해 놓고 있다.북한은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배척해왔다가 1988년 추석을,199년 구정을, 2003년에는 정월대보름을 명절로 각각 지정했다. 북한에서는 집에서 차례를 지내지 않고 곧바로 성묘를 한다. 대부분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성묘를 다녀온다. 가까운 친인척이 모여 안부를 확인하고, 햇곡식으로 만든 음식을 조상에 바치면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며, 보름달에 소원을 빈다. 당과 국가기관에서 일하는 간부와 일부 주민들은 추석을 맞아 평양을 비롯한 각지의 혁명열사릉과 애국열사릉을 찾아 화환과 꽃다발 등을 바치기도 한다.남한과 북한은 네 줄로 음식을 진설한다는 점은 같지만, 세부적인 음식 구성은 다르다. 함경도에서는 수수전, 팥전, 녹두전, 증편을 비롯해 문어, 임연수어, 가자미처럼 현지에서 많이 나는 작물과 어류를 활용해 상을 차린다.2012년 김정은 체제가 공식 출범한 이후 처음 맞은 그해 추석은 새 지도체제의 정통성을 부각하는 데에도 한껏 활용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만경대에 있는 고조부모 김보현ㆍ이보익 묘소에 김정은 제1위원장 이름의 화환을 보낸 바 있다. 2013년에는 추석을 맞아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 대성산혁명열사릉과 애국열사릉, 조국해방전쟁(6ㆍ25전쟁) 참전 열사묘, 만경대구역에 있는 김일성 주석의 조부모인 김보현ㆍ리보익과 부모인 김형직ㆍ강반석의 묘에 화환을 보냈다.지난해와 올해 추석 분위기는 상전벽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추석을 전후로는 북한군의 도발 가능성 때문에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화성-12형 발사 장면을 공개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발언을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당시 우리 군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대비태세를 늦추지 못했다. 반면에 올해는 남북정상회담 첫날인 18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린 2018 북한이탈주민 합동차례가 열리며 달라진 남북관계를 보여주었다.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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