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민족, 다른 ‘산림용어’…남북 산림용어 통일작업 추진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남북 간 산림분야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사전작업의 일환으로 양측의 산림용어를 통일시키는 작업이 추진된다. 서로 다른 용어로 상대에게 의미가 전달되지 않거나 더뎌지는 것을 바로잡아 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의도가 저변에 깔렸다.국립산림과학원은 남북 간 산림용어를 통일시키기 위한 ‘남북 산림용어 대사전(가칭)’ 편찬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21일 밝혔다.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남북 산림협력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행 가능한 남북 협력분야로 ‘제3차 남북정상회담’ 등의 분위기를 미루어 볼 때 사업 추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하지만 반백년 넘는 분단역사 속에서 남과 북의 언어 간에는 이질감이 커졌고 이로 인해 상대가 전달하고자 하는 말(단어)을 상당부분 이해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전문적 대화가 오고가야 하는 상황에선 문제가 더 커진다는 것이 산림분야 전문가들의 중론이다.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한용운 편찬실장은 “(산림분야 등) 전문용어의 경우 남측 전문가가 10개 단어를 말했을 때 북측 전문가는 3개 단어 정도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남과 북의 어휘 이질화가 심각하다”며 “현재의 남북 분위기를 토대로 산림분야 교류협력 사업을 효과적이고 시행착오 없이 진행하기 위해선 반드시 언어의 통일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특히 복수의 전문가들은 “남북 간 일상적 언어(단어)의 이질감(서로 알아듣기 힘든 정도)이 38%가량이라면 전문분야에서 쓰이는 용어의 이질감은 66%에 달해 양측이 전문사업을 진행하는 데 언어가 하나의 장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러한 이유로 산림과학원은 지난 2015년 조선족과학기술자협회와 공동으로 남북산림용어 사전 편찬을 위한 ‘산림용어사전공동편찬 의향서’를 체결, 지난해 양묘·조림·경관복원·사방·산림병해충 등 주요 산림협력 분야의 산림용어를 발췌해 정리했다.또 올해는 산림경영, 산림보호, 산림조사 및 임산물 분야 남북 산림용어의 비교·조사를 진행함으로써 ‘남북 산림용어 대사전(가칭)’ 편찬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한편 국립산림과학원은 20일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개최하여 남북 공동 편찬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겨레말큰사전’ 의 경험과 과정에 대한 사례공유와 향후 ‘남북 산림용어 대사전(가칭)’ 편찬 준비를 위한 조언과 당부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김명길 국제산림연구과장은 “산림용어 비교조사는 7·4 남북 산림협력 분과회담의 주요 의제였던 양묘장 현대화, 임농복합경영, 산불방지·사방사업 등 분야별 현장에서 양국 간의 활발한 협력논의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남북협력 이행방안의 실천적 행보와 함께 겨레말큰사전이 걸어온 경험과 교훈을 새겨 남북 산림용어 대사전의 결실을 맺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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