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1980년대 '일그러진 한국 현대사'는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수많은 '불효자'를 양산했다. 김 장관도 시대의 아픔을 외면할 수 없었던 1980년대 청춘들과 함께 아스팔트 열기와 매캐한 최루가스 가득한 공간에서 대학 시절을 보냈다. 26세의 어린 나이에 평화민주당 당직자가 된 것도 세상에 대한 변화를 꿈꿨던 대학 시절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다.1988년 입당했으니 김 장관의 정치 경력은 30년에 이른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7선 국회의원)가 김 장관과 평민당 입당 동기다. 김 장관을 설명할 때 언론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그는 정당 대변인(부대변인), 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 등 정치인생의 상당 기간을 언론과 호흡하며 생활했다. '원정 출산' '수첩 공주' 등은 김 장관이 대변인 시절 만들어낸 작품이다.대변인으로 더 유명했던 정치인 김현미를 현재의 자리에 올려놓은 인물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지내던 시절 김 장관을 비서실장에 발탁한 것은 정무적 감각과 기획 능력, 언론 홍보 전문성 등을 두루 살핀 결과다. 김 장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6월 사상 첫 여성 국토부 장관 자리까지 올랐다.최근 이뤄진 중폭 개각을 앞두고 김 장관이 교체 대상자로 거론되지 않았던 것도 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김 장관의 어깨는 더 무겁다. '실세 장관'이라는 평가는 양날의 검이다. 권한의 무게 만큼 책임도 클 수밖에 없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부동산시장 과열 흐름이 이어지면서 김 장관은 뭇매를 맞고 있다. 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가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실망감이 반영됐다. 믿음을 토대로 중책을 맡긴 문 대통령에게 미안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다."집값이 오르는 게 제일 마음 아프다. 잠도 잘 못 잔다." 지난 5일 김 장관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만나 전한 얘기는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그의 고민이 녹아 있는 발언이다. 서울, 과천, 분당, 하남 등의 올해 아파트 값 상승률은 상상 그 이상이다.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 시간이 지나면 집값이 안정될 것이란 김 장관의 계산은 빗나갔다.굳이 집값 안정(?)을 이뤄낸 곳을 꼽자면 경기도 고양시 일산이다. 김 장관 지역구인 일산은 '나 홀로' 부동산 한파를 경험하고 있다. 아파트 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커녕 더 떨어지지만 않으면 좋겠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김 장관 역시 서울 집값 얘기가 나올 때마다 "일산 와서 살라"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일산 서우과 동구의 아파트 값은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발표 후 각각 2.1%, 1.8%씩 떨어졌다. 반면 서울의 평균 아파트 값은 같은 기간 7.3%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