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그 이어 넥슨도 도입한 얼리 액세스, '혁신이냐 퇴보냐'

미완성 게임 출시해 이용자들 플레이 보고 수정하는 얼리 액세스국내 대형 게임사 중엔 넥슨이 최초 도입"페이투윈 아이템 도입하면 문제 생겨" 우려 목소리도
[아시아경제 조한울 기자] 게임업체들이 완성작이 아닌 상태로 신작을 출시하고 사용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사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를 '얼리 액세스(Early Access)'라고 부르는데, 최고 히트작 '배틀 그라운드'의 성공 사례를 따르는 것이다. 업체 입장에선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고 사용자도 게임 개발에 참여한다는 즐거움을 얻지만, 우려되는 부작용도 있다.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올해 하반기 PC온라인 신작 '어센던트 원'을 얼리 액세스 방식으로 출시하기로 했다. 국내 대형 게임사로선 처음 있는 일이다.얼리 액세스는 미완성 게임을 시중에 내놓고 이용자 피드백을 토대로 완성해가는 '열린' 개발 방법이다. 지금까지는 '베타테스트' 방식이 주를 이뤘다. 반면 베타테스트는 게임의 얼개를 견고하게 짜놓고 소수 이용자를 대상으로 피드백을 얻어 마지막 수정을 하는 개발 방식이다. 넥슨 관계자는 "클로즈드 베타테스트(CBT)보다 테스트 기간을 길게 가져가면서 이용자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자 이런 시도를 하게 됐다"며 "효과가 좋을 경우 다른 게임에도 이 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넥슨은 최근 어센던트 원 '티저 사이트'를 오픈하고 얼리 액세스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어센던트 원은 캐릭터 간 성능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한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MOBA) 장르다.넥슨과 같은 대형 게임사가 얼리 액세스를 도입하면서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사실상 게임 개발 노력과 비용을 이용자에게 전가하는 것인 만큼 그에 합당한 보상이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홍성관 한국IT전문학교 게임학과 교수는 "만약 미완성인 게임에 페이투윈 방식(게임에서 이기려면 유료아이템을 구매해야 하는 방식)을 도입한다면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테스트 기간 중 아이템을 구입했는데 게임 내용에 변화가 생겨 가치가 떨어지면 큰 혼란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게임의 완성도는 떨어지는데 매출에만 집중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72일간 얼리 액세스 기간을 거친 배틀그라운드

얼리 액세스는 글로벌 게임 유통시스템인 '스팀'이 도입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주로 소규모 개발사를 위한 것이었다. 이어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블루홀'이 얼리 액세스를 활용해 성공을 거뒀다. 무려 272일간 이용자 피드백을 받으며 게임을 완성했다. 이용자들은 부족한 콘텐츠를 직접 채워가며 호응했다. 제작진 실수로 들어간 '프라이팬 방탄 기능'이 인기를 끌자 제작사는 이를 더 발전시켰다. 방탄 프라이팬은 배틀그라운드의 상징물이다.조한울 기자 hanul002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IT부 조한울 기자 hanul00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