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서 마주보는 이재현·정용진…첫 독자 브랜드로 ‘승부수’

신세계조선호텔, 첫 독자 호텔 브랜드 레스케이프 개점CJ, 호텔 사업 진출…독자 브랜드 등 다각적 검토 논의국내 호텔 시장, 비즈니스 중심서 다시 고급화로…페어몬트 등

레스케이프 객실.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국내 유통업계를 이끌고 있는 대표 CEO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호텔 사업에서 마주하게 됐다. 첫 발은 정 부회장이 내딛는다. 정 부회장은 내달 문을 여는 부티크호텔 '레스케이프'를 통해 첫 독자 브랜드 호텔 운영 도전에 나선다. 이 회장은 호텔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현재 K컬처밸리 내 호텔 부지를 확보했다. 글로벌 체인 호텔 브랜드 운영보다 독자 브랜드 호텔 건립을 적극적으로 검토중이다.2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오는 17일 서울 중구 퇴계로에 새롭게 오픈을 앞둔 신세계조선호텔의 독자 브랜드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L'Escape)'는 파리의 감성을 듬뿍 느낄 수 있는 독보적인 콘셉트로 2040 소비층의 기대를 한층 모으고 있다.레스케이프 호텔은 프랑스 파리를 모티브로 구현한 국내 최초의 어반 프렌치 스타일의 호텔이다. 호텔명 레스케이프(L'Escape)는 프랑스어 정관사 '르(Le)'와 '탈출'을 의미하는 '이스케이프(Escape)'의 합성어로, '일상으로부터의 달콤한 탈출'을 꿈꾸는 고객을 위해 지금까지 국내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차별화된 호텔 콘셉트와 로맨틱한 분위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는 서울시청 인근의 웨스틴조선, 반포의 JW메리어트 등 글로벌 호텔체인과 함께 호텔사업을 해온 신세계가 내놓은 첫 독자 브랜드로, 정 부회장의 과감한 신사업 도전이다.정 부회장은 이곳을 이끌 초대 지배인으로 김범수 상무를 선임했다. 김 총지배인은 2004년부터 15년째 미식 블로그 '팻투바하'를 운영 중인 스타 블로거다. 세계 곳곳을 다니며 새로운 라이프·미식 트렌드를 사업에 접목해온 정용진 부회장이 2011년 그룹 내 신사업을 위해 전격 영입한 인물이다. 호텔 총지배인을 호텔리어 출신이 아닌 사람이 맡긴 자체가 정용진의 파격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신세계는 김 총지배인의 발탁 배경에 대해 "미식과 문화, 트렌드를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로서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김 총지배인은 신세계 입사 후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와 수제맥주집 데블스도어, 파미에스테이션 등 신세계그룹의 주요 식음, 공간,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기획을 담당했다. 작년부터 레스케이프 출범 태스크포스(TF)를 이끌었다.

김범수 초대 총지배인.

업계 관계자는 "레스케이프는 신세계그룹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독자 브랜드 호텔로 직원 채용이나 교육, 서비스 매뉴얼, 디자인, 고객 유치 영업 등을 독자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정 부회장의 도전은 실험적인 측면이 있다"며 "신세계 계열의 센트럴시티(센트럴관광개발)의 'JW메리어트 서울'이 곧 오픈하면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과 남매 경영에서 다시 한번 자존심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올해 초 문을 닫고 리뉴얼 공사에 들어간 JW메리어트서울은 8월 중 리뉴얼 오픈한다. JW메리어트서울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내부 사진과 가격 등을 일부 공개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CJ와의 경쟁에 좀 더 관심을 두고 있다. CJ는 호텔 사업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현재 K컬처밸리내에 부지를 확보한 상황. 당초 중국인 관광객과 일본인 관광객 등을 겨냥해 값싸고 실용적인 비즈니스호텔로 꾸밀 계획이었지만, 다시 계획을 전면 조성해 자체 독자 브랜드의 초특급 호텔을 조성을 적극 검토중이다. 다만 글로벌 호텔 체인 운영 등도 검토중으로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는 게 CJ그룹 측 설명이다.호텔 자체 브랜드는 리스크가 크다. 설립, 운영 등의 영역에서 글로벌 호텔체인들의 리그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힐튼이나 아코르, 메리어트그룹 등 세계적 유명 호텔 체인은 기존에 호텔업을 하지 않는 대기업에게 브랜드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독자 브랜드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 회장이 호텔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문화콘텐츠 사업의 영역 확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디즈니와 같은 콘텐츠기업이 목표인 CJ에게 자체 브랜드 호텔은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한편, 국내 호텔 시장은 지난 몇년간 비즈니스 호텔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다시 고급화 중심으로 방향을 틀면서 프리미엄 호텔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올해만 국내에 6개의 호텔을 새롭게 연다. 이미 상반기 내 라이즈 오토그래프컬렉션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 등 5개를 개장했고 오는 연말에는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부산 해운대를 선보인다. 오는 2021년까지 추가로 10여 개를 더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앰배서더 그룹의 경우 2020년 페어몬트 호텔을 오픈하는 등 2021년까지 국내 호텔을 32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의도에 조성되는 파크원에 들어선ㄴ 페어몬트는 최고급 호텔이다.이선애 기자 ls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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