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사교육비 역대 최고치…'오락가락 교육정책에 부담 가중'

교육부-통계청, 2017년 5.9% 증가한 27만1000원소질·적성 계발을 위한 예체능·취미 수요 다양화'절대평가' 영어는 주춤…국어·수학은 계속 늘어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우리나라 초·중·고등학생 1명당 사교육비가 월 평균 27만1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예체능이나 취미·교양 과목에 대한 관심이 다양해지면서 관련 사교육이 늘어났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어는 사교육비 총 규모가 감소한 대신 국어 사교육비는 크게 늘어는 등 입시정책에 대한 불안감에 교과목에 지출하는 사교육비도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교육부는 통계청과 공동 실시한 '2017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지난해 3~5월과 7~9월에 지출한 사교육비 및 관련 교육비를 5~6월과 9~10월에 전국 초·중·고 1484개교 학부모 4만여명(학급 담임 및 방과후 교사 포함)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을 분석한 것이다.우선 우리나라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7만1000원으로 전년보다 5.9%(1만5000원) 증가했다. 5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007년 조사 시작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교육 단계별 사교육비는 초등학생 25만3000원(4.8%↑), 중학생 29만1000원(5.7%↑), 고등학생 28만4000원(8.4%↑)이다.1인당 월평균 교과 사교육비는 19만8000원으로 3.4%(6000원) 증가했다. 반면 로봇교실, 방송댄스 등 예체능 및 취미·교양은 7만2000원으로 12.9%(8000원) 늘어 증가 폭이 훨씬 컸다.교과별 사교육비 상승 폭은 국어(1만8000원)가 14.2%로 가장 컸고, 수학(7만8000원) 3.3%, 사회·과학(1만1000원) 8.5%, 영어(7만9000원) 0.5%였다.국내 사교육비 총 규모는 약 18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5620억원(3.1%) 증가했다. 이 중 교과 사교육비는 13조6000억원으로 0.6%(800억원) 증가한 반면 예체능 및 취미·교양 사교육비는 5조원으로 9.9%(4400억원) 늘었다.과목별 규모(비중)는 영어가 5조4250억원(29.1%)으로 가장 컸지만 전년보다는 1193억원 줄었다. 이어 수학 5조3930억원(29.0%), 체육 2조원(10.5%), 음악 1조7000억원(8.9%), 국어 1조3000억원(6.8%) 등의 순이었다.주당 사교육 참여시간은 6.1시간으로 0.1시간(6분) 늘었다. 초등학생은 6.7시간(0.2시간↓), 중학생 6.4시간(0.1시간↑), 고등학생 4.9시간(0.3시간↑), 과목 유형별로는 교과 3.9시간(0.9%↑), 예체능 및 취미·교양 2.1시간(0.3%↑)이었다.과목 유형별로는 교과 52.2%(1.2%포인트↑), 예체능 및 취미·교양 41.1%(3.3%포인트↑)로 2007년 31.4%에 달했던 과목 간 참여율 격차가 11.1%포인트로 좁혀졌다.예능 오디션 프로그램과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 등 영향으로 예체능 및 취미·교양 사교육 비중은 2012년 18%에서 5년 새 27%로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중학생 음악·미술과 고등학생 체육 및 취미·교양 월평균 사교육비는 20%∼70%대 급성장을 보였다.월평균 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 사교육비는 45만5000원, 200만원 미만 가구는 9만3000원으로, 격차가 5.0배에서 4.9배로 약간 줄었다. 사교육 참여율 격차도 41.7%포인트에서 40.5%포인트로 좁혀졌다.지역별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39만원), 대구(30만원), 경기(28만6000원)가 높았고, 전남(15만7000원)이 가장 낮았다. 참여율은 서울(76.7%), 세종(74.0%), 대구(73.6%) 순이었고, 전남(56.2%)이 가장 낮았다. 울산은 사교육비 총 규모와 1인당 사교육비가 모두 줄어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분석됐다.진학 희망학교 유형별 월평균 사교육비(사교육 참여율)는 일반고 27만원(66.0%), 자율고 42만9000원(76.3%), 과학고·외고·국제고 46만6000원(79.4%)이었다.자녀 수에 따른 1인당 사교육비는 한 명인 경우 29만3000원, 2명 29만원, 3명 이상 20만8000원으로 자녀가 적을수록 1인당 지출이 많았다.교육부는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이 확대된 이유로는 예술, 체육에 대한 관심 증가로 관련 사교육비가 증가했고, 취미·교양·재능개발 및 보육 등 사교육의 목적 또한 다양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하지만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또다시 증가한 것은 이전 정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교육정책 혼란 속에 교육 당국이 이 문제를 방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소득의 격차가 교육기회의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한 아이도 놓치지 않는 교육과 취약 계층 지원 강화를 통해 교육의 계층사다리 복원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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