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핫피플]뉴욕까지 접수한 '구호'…1000억대 브랜드로 우뚝

장식 최소화·현대적 감각…브랜드 정체성 확립 일조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저는 구호를 유학보내고 싶어요." 몇 해 전 자식을 유학보냈다는 회사 임원에게 김현정 삼성물산 패션부문 여성사업복 구호팀 디자인실장이 한 말이다. 그리고 그 꿈은 실제로 이뤄졌다. 구호가 지난해 9월 뉴욕 컬렉션에 진출한 후 미국 버그도프굿맨, 홍콩 레인크로포드 등 백화점에 입점한 것. 이후 매 시즌 세계 3대 패션위크로 손 꼽히는 뉴욕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는 김 실장은 지난달에도 미국 거대 백화점 등으로 바이어를 늘리는 성과를 냈다.김 실장은 구호 그 자체다. 모리스커밍홈 디자이너였던 그는 2000년 작은 부티크였던 구호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장식이 과하지 않고 절제미가 있던 구호는 다른 브랜드와 달라 보였다. 그때부터 구호와 함께한 그는 어느덧 22년 차 디자이너가 됐다.그동안 그는 구호와 함께 성장했다. 장식은 최소화하며 현대적 감각을 지닌 구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일조했다. 2013년 구호를 탄생시킨 정구호 디자이너가 떠난 뒤에는 더욱 구호를 키워나갔다. 디자인과 질을 높이기 위해 수십 번의 수정을 거칠 정도로 공을 들였다. 그 덕에 여성복 중 타임만 유일하게 매출 1000억원을 넘기던 시절이 있었으나 2016년부터는 구호도 1000억원대 브랜드 반열에 올라섰다.해외에서도 디자인과 함께 원단 질이 좋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구호의 에딧라인 모직 재킷인데 사방 스트레치라 편해요. 소비자 조사부터 심층 연구를 거쳤고 기술력이 뒷받침된 옷이에요"라며 제품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을 드러낸 그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 번 옷을 산 뒤 편하고 좋다며 또 사러 왔을 때도 보람을 느꼈다.이렇게 성장한 데는 팀워크의 힘도 컸다. 김 실장은 "같이 일하는 디자이너가 총 23명인데 다들 10년 이상 같이 일하며 눈빛만 봐도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수 있는 사이가 됐다. 그러면서 구호의 정체성을 유지시켰고 어려운 시기를 넘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구호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는 김 실장. 이미 그는 지난해 9월 한남동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어 구호의 옷뿐 아니라 액세서리, 구호 향수, 구호가 고른 아이템 등을 판매하고 있다. 1층에는 티하우스를 만들었고 스트리트 감성의 옷을 합리적 가격으로 내놨다. 2층에서는 전시회나 강좌 등이 열린다. 김 실장은 "소비자와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고 싶어 플래그십스토어를 만들었다"며 "동시에 글로벌과 온라인 사업도 확장하면서 구호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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