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 홀대…중국의 계산된 고도 전략인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공항에서부터 차관보급 영접아침·점심·저녁 세 끼 따로 식사中 관영매체도 文 보도 비중 적어무리한 방중 예정된 결과 지적도[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을 놓고 중국의 '홀대론'이 불거지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4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4대 원칙'에 합의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문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공합영접부터 시작된 중국의 홀대론은 계속 논란이 이어지는 실정이다. 문 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한 13일이 난징 대학살 80주년 추모식에 시 주석을 포함한 중국 주요 지도부들이 대거 참석하느라 베이징을 비운 점도 이런 분위기를 낳는데 일조했다. 심지어 무리한 방중을 추진한데 따른 예정된 결과라는 지적을 낳기도 했다.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출발 전부터 삐걱거렸다. 중국 국영 중국중앙TV(CCTV)가 중국 방문 하루를 앞두고 문 대통령과의 인터뷰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에 대한 의도적 질문 공세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CCTV는 이어 문 대통령의 발언을 자의적으로 편집해 방송해 논란을 일으켰다. 문 대통령이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중국 측의 홀대논란은 본격화 됐다.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 문 대통령을 차관보급인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아시아 담당 부장조리가 영접했기 때문이다. 통상 중국을 방문하는 각국 정상은 차관급(부부장) 인사가 영접하는 것이 의전 관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13년 국빈방문 때는 수석차관급인 장예쑤이 상무부부장이 맞이했고, 지난해 10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방문 때는 왕이(王毅) 외교부장(장관급)이,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문 때는 양제츠 국무위원(부총리급)이 공항에 나왔다. 문 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한 지난 13일 저녁과 다음날 아침·점심 세 끼를 '혼밥'한 것에 대해서도 홀대론의 불씨를 키웠다. 중국 지도부가 의도적으로 문 대통령과 식사 약속을 잡지 않아서 불가피하게 수행원과의 식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방중 때 시 주석과 만찬과 오찬을 각각 한 번했고, 리커창 총리와도 만찬을 가졌다. 그러나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식사 일정이 중국 서민 일정을 체험하기 위한 기획성 이벤트로 사전에 준비된 행사라고 해명했다.특히 문 대통령을 취재하던 사진기자 두 명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하는 사상 초유의 '외교적 참사'가 벌어져 홀대론에 정점을 찍었다. 중국 관영매체에서는 문 대통령의 방중 관련 보도의 비중은 낮은 편이었다. 친중국 성향의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중국의 핵심 이익을 침해한 한국을 본보기로 삼으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면서 중국의 문 대통령 냉대를 아예 기정 사실화하기도 했다.중국의 경우 사드로 인해 반한 감정이 커진 내부의 반발 때문에 문 대통령을 환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도 이 점을 사전에 감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정부가 국민들에게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에 사로잡혀 무리한 일정으로 문 대통령의 방중을 추진하면서 중국의 홀대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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